나는 휠체어가 아니면 아무 곳도 갈 수 없는 1급 지체부자유자이다. 전동휠체어라고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낡을 대로 낡은 그 장비는 고장나기 일쑤였다. 휠체어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은 있다하지만 가계형편 상 고가의 전동휠체어를 다시 구매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나에게 손이 되고 발이 되어준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적어도 그 친구와 함께 있을 동안만큼은 나는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니었다. 중·고등학교를 넘어 오늘날까지 그 친구는 곧 나임을 고백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한 첫날, 어린 마음에도 자꾸만 눈에 밟히는 친구가 있었다. 휠체어에 몸을 실은 그 친구는 비록 몸은 불편했지만 그 눈빛만은 조용히 하지만 강렬하게 불타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나는 이 친구와 절친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함께 다니며 주고 받은 친구와의 깊은 대화는 서로를 철학자로 문학가로 그리고 사회운동가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친구는 나를 나로 성장시켜 주었다.
사진 속 인물들은 이미 2013년 2월에 함께 졸업을 했다.
이들은 중학교부터 항상 함께 생활하며 서로의 힘이 되었다. 함께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휠체어를 타던 친구는 교육공무원으로 올해부터 인천의 한 초등학교 행정실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고 그의 친구는 현재 특수교육을 전공하고 임용시험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