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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평생교육의 지평을 새롭게 열다

유기홍 21대 국회교육위원회 위원장 사진

유기홍(21대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서울 관악구갑)

헌법 제31조는 ‘모든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지며(제1항),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제5항)’는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는 생애주기에 따라 장애의 유형과 정도를 고려한 적절한 교육을 하여 장애인의 자아실현과 사회통합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제정했습니다.

지난 2016년 6월에는 「평생교육법」을 개정하여 특수교육법의 장애인 평생교육 관련 조항을 평생교육법으로 이관하고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평생교육법」 개정으로 장애인 평생교육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했고, 2018년에는 국립특수교육원 안에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를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 평생교육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017년 기준, 만 18세 이상 장애 성인은 2,495,189명으로 전체 장애인의 93.5%를 차지합니다. 이 중 145만여 명이 중졸 이하의 학력을 가지고 있어, 장애인의 학력 소외가 매우 심각합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장애인 평생교육 참여율은 4.0%에 불과하여 전체 성인의 평생교육 참여율 28.3%에 한참 못 미치는 낮은 수준입니다.

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시설과 예산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장애인 평생교육기관은 전국 308개로 전체 평생교육기관의 7.4%에 불과합니다. 2020년 장애인 평생교육을 위한 교육부 예산은 46억 원으로 전체 평생교육 예산의 7.2% 수준입니다. 장애의 유형과 정도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하는데, 장애 성인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수는 전체 성인 대상 프로그램의 0.3%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난해 교육부는 ‘장애인 평생교육 활성화 방안(2020~2022년)’을 발표했습니다. 장애인과 함께 성장하는 평생학습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국가 수준의 종합계획을 수립했다는 점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하지만 계획이 현실에 뿌리내려 실질적으로 장애인의 평생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한 제도적 기반 마련과 범국민적인 인식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비장애인 중심의 평생교육 지원체계 속에서 장애 성인에게 적절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렵다면, 「장애인 평생교육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관계부처, 중앙과 지방, 장애인 평생교육기관의 연계와 협조를 위해 시도와 교육청 차원의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지원 조례’를 마련할 필요도 있습니다.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범국민적인 인식개선도 필요합니다.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사는 것이 공동체 성숙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동네에 장애인 시설이 생기거나 자녀의 학교에 발달장애인이 함께 다니는 것에 대해서는 이보다 더 낮은 찬성률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지역 주민의 반대로 특수학교나 장애인 시설의 설립이 난항을 겪는 일도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에 대한 배려는 없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장애인을 위한 정책을 후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정책 입안자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장애인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해야만 장애인 정책이 비로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지식과 정보의 폭발적 증가, 산업 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생애 주기별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가 장애인에게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단 한 명의 장애인도 소외되지 않고 양질의 평생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자립 생활능력과 사회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장애인의 지역사회 참여역량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애 친화적 평생학습의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저도 교육위원장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범국민적인 인식개선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