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고, 함께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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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1 WINTER
제28권 4호
(vol. 124)
모두가 행복한 수업

함께 배우고,
함께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김나진 (정남중학교 교사)

시작은 ‘장애인식개선’ 참소리 주제통합 교육과정에서

5년 전 정남중학교에 발령을 받아 학교 교육과정 구성을 위한 워크숍을 하며 2학년 참소리(‘참여하고 소통하며 이루어가는 교육과정’의 줄임말로서 본교의 주제통합 교육과정 재구성 프로그램이다.) 주제가 ‘장애인식개선’이라는 것이 참 신기했다. 2학년 교과에서 장애인식개선과 관련된 단원과 내용을 찾아 1학기 동안 수업을 하는 것인데 도덕, 기술가정 등 일반교과 선생님들은 어느 단원에서 수업하면 좋을지 모두 열심히 찾으셨다. 특수교사로서 나 혼자 장애인권교육의 주체가 될 때보다 모든 교사가 될 때 내용과 전문성, 교육의 효과 측면에서 풍성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7년 참소리 주제통합 교육과정에서 일반교과와 연계하여 ‘장애인식개선’을 주제로 함께 수업한 내용이다.
  • 도덕과 연계 : 차별과 편견의 문제점을 토의하고, 장애인 인권 침해의 각종 사례를 알아본 후 개인과 사회 차원의 해결방안 모색하기
  • 기술가정과 연계 : 발명의 의미와 특허 제도에 대해 알아보고, 확산적 사고기법을 통한 장애인을 위한 아이디어 구상하기
  • 미술과 연계 : 양각과 음각으로 표현하기 및 7색의 탐험과 디자인을 통해 점자 캘리그라피 작품 만들기
  • 국어와 연계 : 세상과 문학 속에서 장애로 인한 차별적 요소들을 생각해 보고, 장애체험 수기 쓰기
장애인권이 발명 아이디어의 주제가 될 수도 있고, 점자 캘리그라피 작품으로, 또 체험 수기로 탄생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교과별 평가계획에서 힌트를

‘장애인권교육을 함께 할 수 있는 단원이 없을까.’ 이듬해 3월 메신저로 날아 오는 교과별 평가계획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2017년도에 연계했던 교과를 중심으로 다른 교과도 들여다보고, 일반교과 담당교사에게 장애인권교육을 할 수 있는 단원이 있는지도 물었다. 동일 교과에서도 장애인권교육을 다르게 접근할 수도 있고, 다른 교과에서도 교육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2018년학년도부터 2021년학년도까지 실시한 ‘장애인권’ 융합수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여러분! 제시한 내용을 참고해서 융합수업을 해 보시면 어떨까요!)
융합
교과
대상 단원 수업내용 일반교사 지도내용 특수교사 지도내용
국어 2학년 4. 문학과 영상 「하늘벽에 오르다」 드라마를 통해 영상 언어로 표현된 장애인의 마음(심리) 공감하기
  • 영상 언어의 이해
  • 영상 언어의 특성을 살려 영상으로 이야기 구성하기
  • 영상 언어로 표현된 장애인의 마음 함께 공감하기
수학 3학년 5. 삼각비 삼각비를 활용하여 경사로 미설치 구간의 원인을 찾고 경제적, 안전성, 장애인의 독립적 사용 가능성을 고려한 대안 마련하기
  • 삼각비 이해
  • 삼각비를 활용하여 경사로 미설치 구간의 원인 추론하기
  • 경사로 미설치 구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과장단점 설명
도덕 1학년 Ⅲ. 사회 공동체와의 관계 공정한 경쟁의 조건을 만드는 사회적 장치
(장애인 편의시설, 장애인차별금지법, 평가조정, 의무고용제도 등)에 대해 알아보기
  •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의 보편적 가치 이해
  • 장애인 편의시설, 장애인차별금지법, 평가조정, 의무고용제도 등에 대한 설명
과학 2학년 주제선택 AI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나의 인생
<AI가 적용된 장애인 보조기기 및 편의시설 등 아이디어 제품 구상하기>
  • AI의 개념이해 및 AI가 적용되는 생활 분야 안내
  • 일상생활과 장애 분야에서 AI 발명 아이디어 구상하기
  •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AI의 예시
  • 장애와 AI 발명 아이디어 구상 시 학생 의견에 대한 교사의 견해 제시
기술
가정
1학년 Ⅳ. 기술 활용 유니버설 디자인과 발명에 대해 알아보고 생활 속 물건을 장애인, 비장애인이 모두 사용하기 편리하게 디자인해보기
  • 생활 속 문제를 찾아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확산적, 수렴적 사고기법을 활용하여 해결하기
  • 유니버설 디자인의 의미
  • 일상 속 시설과 물건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사용하기가 편리한지 문제 제기하기
시각장애인용 자 만들기
  • 발명 문제해결 활동
  • 기술의 이용과 표준에 대한 이해
  • 시각장애 체험
  • 시각장애인에 대한 에티켓 알기
  • 점자로 숫자 표기하기
음악 2학년 2. 매체 속의 음악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수어노래 배우기
  •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노래
  • 청각장애인에 대한 에티켓 알기
  • 수어 지도
미술 2학년 조형의 세계 점자 캘리그라피 작품 만들기
  • 양각과 음각으로 새기기 이해
  • 점자와 캘리그라피 글자의 배치 지도
  • 특수교사 점자쓰기 지도 시 보조
  • 시각장애인에 대한 에티켓
  • 점자의 역사와 활용
  • 점자 쓰기 지도
진로 1학년 Ⅱ. 일과 직업의 세계 직업의 편견과 고정관념 극복하기
  • 사람들이 가진 편견과 고정관념 알아보기
  • 직업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 극복하기
  •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 깨기
  • 장애인과 관련된 직업 안내

소개합니다.

5년간 실시한 ‘장애인권’ 융합수업의 내용이 모두 의미가 있지만 올해 2학기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 수업이 개인적으로 기억에 많이 남아 소개하고자 한다.
▶ 수학 선생님과 의견 나누기
처음 의도한 수업의 내용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하여 경사로 길이 구하기’였다. 밑변의 길이를 알고, 높이를 알면 대각선에 해당하는 경사로의 길이가 나오겠다는 생각에 학기 초 수학 선생님께 융합수업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피타고라스’ 보다는 ‘삼각비’로 접근해야 한다고 하셨고, 질문의 의도를 들은 선생님께서 재미있는 수업이 되겠다며 바로 융합수업의 대상과 시기를 정하자고 했다. 1학기 말 쯤 융합수업에 대해 내용을 구상하면서 단순히 경사로의 길이만 구하기보다 실제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수업을 해보자고 했다.
그렇게 결정된 주제가 ‘삼각비를 활용한 경사로 미설치 구간의 원인을 찾고, 경제적, 안전성, 장애인의 독립적 활용 가능성을 고려한 대안 마련하기’였다. 그리고 내친김에 2학기 수행평가까지 연결해 보기로 하였다.
▶ 역할 분담 및 수업
수업의 주제를 결정하고, 수업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분담했다. 수학 선생님은 1차시에 2학기 수행평가 주제에 대한 설명과 함께 모둠을 구성하고, 삼각비를 설명하셨다. 그리고 2차시에 특수교사인 나는 영상을 통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일반 도로를 다닐 때 겪는 어려움을 학생들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였고, 학교 내에서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아 본교 장애학생이 갈 수 없는 곳을 찾게 했다. 그리고 경사로 미설치 구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설명했다. 이후 수학 선생님은 삼각비의 이해와 활용 수업과 함께 학생들이 경사로 미설치 구간의 원인을 삼각비를 활용해 추론할 수 있도록 했다.
줄자와 각도기를 사용해 경사로 미설치 구간의 원인을 추론하는 학생들

▶ 토의 및 토론
경사로 미설치 구간의 원인을 추론한 학생들은 현실적 대안 중에서 경제성, 안전성, 장애인의 독립적 활용 가능성을 바탕으로 어떤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좋을지 결정해야 했다. 특수교사의 입장에서 학생들이 안전성과 장애인의 독립적 활용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놓고 대안을 결정하기를 바랐다. 그렇게 결정한 모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모둠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결정한 이유도 서술했다.
수업 활동지 앞면
수업 활동지 뒷면

▶ 학교의 변화
수업을 마치며 학생들이 쓴 소감을 읽어 보았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경제성보다 장애인의 안전성과 독립적 활용 가능성을 더 고려하여 설치되어야 한다는 의견, 장애인의 이동 반경이 넓지 않다는 안타까운 깨달음, 수학이 실생활에 이렇게 적용될 수 있다는 발견이 기특하고 고마웠다. 이 수업을 수학 선생님과 나만 알기가 아까웠다. 그래서 교장 선생님께 이런 수업을 했다고 자랑했고, 교장 선생님께서는 굉장히 흥미로워하시며 다른 선생님들과 공유할 것을 주문하셨다. 그리고 교내에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아 불편한 곳이 어디인지 찾아 다니셨고, 내게 경사로가 필요한 곳을 물어 보셨다. 이 글을 보낼 즈음 체육관 건물 화장실이나 새로 공사 한 작은 뜰의 턱이 있는 곳에는 단차해소기가 설치되었고,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학교 시설의 편의성을 도모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장애인권’ 주제중심 융합수업은

일반교과와 특수 주제중심 융합수업은 비단 ‘장애인권’ 교육에만 효과를 미친 것은 아니다. 융합수업은 일반교사와 특수교사 간 협력을 가능하게 했고, 일반교사가 주도적으로 ‘장애인권’ 교육을 실천하게 하였으며, 일반교사 스스로 장애인권교육의 수혜자가 되어 교육의 결과를 앞으로 만나게 될 학생들에게 수업으로 재생산하는 특수교육의 파트너가 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비장애학생들에게는 사회의 공정한 경쟁을 위한 법과 제도를 당연하게 여기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데 중요한 매개가 될 것이다.
미술-특수 융합수업 ‘점자 캘리그라피’ 학생 작품

이렇게 해 보세요

학생들이 흥미롭게 참여할 만한 교과와의 융합수업을 먼저 시도해 보세요.
저는 미술 교과와 융합했을 때 일반교사도, 학생도 모두 재미있게 참여해서 해마다 ‘점자 캘리그라피 작품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점자 쓰기는 국립특수교육원 에듀에이블의 장애공감 인권교육 자료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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