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연방주 & 16개 교육과정
독일은 자치권이 매우 강한 16개 연방주로 구성된 연방국가로, 주 자체의 학교법이 있고 교육과정1) 결정 권한은 주 정부가 갖고 있다. 따라서 중앙의 연방정부는 교육과정 결정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물론 ‘주 교육부장관 협의체(Kultusministerkonferenz, 이하 KMK)’를 통해 각 주의 교육부장관들이 정규적으로 모여 주요 교육정책을 논하지만, 이 협의체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독일 교육과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교육과정의 큰 틀은 KMK가 결정하고, 세부적이고 실질적인 교육과정 내용은 주 정부가 편성하며, 이 내용을 바탕으로 단위학교(특수학교 포함)는 학교 수준 교육과정을 편성 · 운영한다고 할 수 있다.
▲ <사진 1> 독일의 16개 연방주와 각 연방주를 상징하는 깃발
교육과정 종류
교육과정 종류는 각 연방주의 학교 시스템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예를 들어 바이에른주에는 초등학교(Grundschule), 특수학교(Förderschule) , 미텔슐레(Mittelschule, 실업계중등학교) , 레알슐레(Realschule, 실업계중등학교), 김나지움(Gymnasium, 인문계 중등학교), 경제학교(Wirtschaftsschule), 전문고등학교(Fachoberschule), 직업고등학교(Berufsoberschule) 교육과정이 있다. 함부르크주와 같이 기본 초 · 중등 및 특수교육 교육과정 외에도 유치원(Vorschulklassen) 교육과정과 독일어 수어(Deutsche Gebärdensprache) 교육과정이 편성된 곳도 있다. 하단의 2개 자료가 특수교육 교육과정이다(상: 지적장애 특수교육 교육과정, 하: 독일어 수어 교육과정). 특수교육 교육과정의 경우, 베를린주와 같이 지적장애학생을 위한 교육과정만 제공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바이에른주와 같이 장애 유형별(학습장애/지적장애/정서행동장애/언어장애/청각장애/시각장애/지체장애)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교육현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수업 세안까지 제공하는 곳도 있다. 또한 특수학교만을 위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주(예: 바이에른주, 헤센주)가 있는가 하면, 특수교육대상자2)가 재학하는 일반학교와 특수학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통합형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주 (예: 베를린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함부르크주, 바덴- 뷔르템베르크주)도 있다. 후자의 사례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 <사진 2> 함부르크주의 학교별 교육과정
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한 통합형 교육과정
올해 8월 일부 연방주는 특수교육대상자가 재학하는 학교 유형(특수학교, 일반학교)에 상관없이 모든 학교에 적용할 수 있는 통합형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바덴-뷔르템베르크주는 학습장애와 지적장애학생을 위한 교육 과정을 각각 편성했다. 이들 교육과정은 일반학교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기존 특수학교 교육과정 내용에 새로운 사회변화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 아동 · 청소년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 for Children and Youth)에 입각하여, 장애학생의 개별 학습능력과 생활환경, 사회 · 심리적 요인 등을 고려했다. 교육과정 내용에는 독일어, 수학, 미술 같은 기본 교과 외에도 학생들의 자립심과 독립심을 도모하고 온전한 사회통합을 실현하기 위해 ‘생활영역’ 분야가 통합되었는데 (표 1 참조), 교과와 생활영역의 통합은 수업 계획 및 운영의 핵심 원칙으로 간주한다.
| 교과목 |
생활영역 |
독일어
수학
사회 · 과학(Sachunterricht)
사회(Gemeinschaftskunde)
생물 · 자연현상 · 기술
외국어
운동과 놀이
역사
|
지리
미술
음악
일상문화 · 영양
미디어교육
종교수업(개신교/천주교)
기술
경제와 직업탐색
|
개인생활
사회생활
독립생활
직장생활
|
▲ <표 1> 바덴-뷔르템베르크주 ‘통합형 교육과정(지적장애)’ 내용
일례로 역사 교과에서 교과내용과 생활영역이 통합되는 방식은 <그림 1>과 같다.
▲ <그림 1> 교과와 생활영역 통합 예시: 역사 과목
바덴-뷔르템베르크주 교육과정은 각 교과목에 대한 기본 사항(예: 교육목표, 핵심 내용)만 명시하고 수업시수, 평가방식, 시험내용 같은 세부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 고려사항, 차별화/구체화 방안 예시 등을 통해 교사에게 수업계획 및 운영에 있어 재량권을 많이 부여한다. 일례로 역사 교과의 ‘시간 탐색’ 수업에 대한 교육과정 내용을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 고려사항 |
교육목표 |
- 학생이 자기 자신과 자신의 성장 과정을 시간적 흐름에 따라 파악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수업 또는 학교생활 중 학생이 시간구조와 시간개념을 자신의 체험 및 행위와 연관 짓는데 적합한 영역은 무엇일까?
- 학생의 생활 여건 중 학생이 자신의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 행위를 위한 동기를 부여 받는데 적합한 주제는 무엇일까?
-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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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시간리듬(예: 수면/호흡/식사/활동 및 휴식)을 만들거나 이를 변경하는 능력을 기른다.
- 자신의 삶에 일어난 사건들의 순서와 지속 기간, 변화를 인식한다.
- 시간모델을 통해 직선적이고 순환적인 시간개념을 형성한다.
- 과거의 일을 기억하고 미래의 일을 유추하는 능력을 기른다.
-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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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주제 예시 |
차별화/구체화 방안 예시 |
- 자연/인간의 생물학적 리듬
- 시간 체험
- 인생 단계
- 직선적 시간모델 (분, 시, 일, 주, 월, 년)
- 순환적 시간모델 (시간표, 일과표, 일주일, 12개월)
- 시간의 역사
- 근무시간과 여가시간
-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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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일상 속 다양한 신호 형태 (교실 이동, 쉬는 시간 종소리, 음식 냄새 등)를 통해 시간구조를 체험하고, 이를 예측하여 행동한다.
- 자신의 하루일과를 바탕으로 주간일과 중 이미 정해진 시간구조(또는 일정)나 비어 있는 시간구조(또는 일정)을 인식한다.
- 학교 시간구조(또는 일과)가 가진 장단점에 대해 토론하고, 이를 자신의 시간체험과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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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2> 바덴-뷔르텐베르크주 통합형 교육과정(지적장애) 속 역사 수업 구성 예시
교육과정 개정 시기 및 교과서 개발
독일의 특수교육/통합교육 교육과정 개정 시기는 연방주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헤센주는 2009년 개정된 학습장애 특수학교 교육과정을 현재까지 사용 중이고, 바이에른주 특수학교 교육과정 개정은 학교 유형별로 상이하며(지적장애/정서행동장애(2022), 학습장애(2021), 시각/청각/언어장애(2019)), 일부 연방주는 올해 8월 통합형 교육과정을 새롭게 개발하기도 했다. 독일에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없고 연방정부 내지 KMK가 지역 교육과정에 개입하지 않으므로 '국정 교과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주 정부는 교과서 저작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민간이 집필한 교과서 사용에 관해서만 관여한다. 즉, 주 정부는 공정한 심사를 통과한 민간 교과서 목록을 제공하고, 단위학교는 이를 참고하여 교과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현재 독일에는 특수학교와 일반학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통합형 교과서도 다양하게 개발되어 판매 중이다.
▲ <사진 3> 바이에른주 학습장애 특수학교 교과서 예시 (독일어 · 수학 · 사회, Westermann 출판사)
독일 교육과정의 가능성과 한계
독일의 특수교육 · 통합교육 교육과정은 연방주 결정권이 강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일률적인 기준이 부족해 교육과정 운영 · 평가와 학생의 학업성취능력 등을 일관적으로 비교하기 힘들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보다 통일성 있는 교육정책과 통합교육을 향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KMK는 2021년 “지적장애 아동 · 청소년의 교육 · 상담 · 지원을 위한 지침서”를 편찬하여, 일반학교 재학률이 여전히 낮은 지적 장애학생들의 통합교육 실현을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이와 더불어 일부 연방주의 통합형 교육과정 도입도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심각한 교사 구인난과 난민 문제 등으로 여전히 혼란한 교육현장 속에서 통합형 교육과정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 교육과정(Lehrplan)은 연방주에 따라 ‘교육계획(Bildungsplan)’ 혹은 ‘기본계획(Rahmenplan)’, ‘교육과정안(Rahmenlehrplan)’, ‘핵심커리큘럼(Kerncurriculum)’, '핵심교육과정(Kernlehrplan) 등으로 불린다.
- 독일의 특수교육대상자는 학습장애/지적장애/정서행동장애/언어장애/시각장애/청각장애/지체장애/학습 · 언어 · 정서행동/전반적 발달장애/건강장애 유형으로 분류된다.
참고자료
- www. kmk.org/dokumentation-statistik/statistik/schulstatistik/sonderpaedagogische-foerderung-an-schulen
- www.lehrplanplus.bayern.de/schulart/foerderschule
- www.berlin.de/sen/bildung/unterricht/faecher-rahmenlehrplaene/rahmenlehrplaene/
- www.hamburg.de/bildungsplaene/
- www.schulentwicklung.nrw.de/lehrplaene/
- www.bildungsplaene-bw.de/,Lde/10359547
- kultusministerium.hessen.de/unterricht/kerncurricula-und-lehrplaene/lehrplaene
- 사진 1: www.bpb.de/shop/zeitschriften/izpb/159332/demokratie- als-leitgedanke-des-deutschen-foederalismus/
- 사진 2: www.hamburg.de/bildungsplaene/
- 사진 3: www.westermann.de/produktfamilie/STARKIN/Star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