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가족의 삶을 그렸죠” 정관조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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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2
제29권 2호
(vol. 126)
만나고 싶었습니다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가족의 삶을 그렸죠” 정관조 영화감독

음악에 재능을 지닌 형, 매 순간 형과 함께하는 엄마, 그리고 형과 엄마의 그늘 뒤로 남겨진 동생.
한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11년간의 기록 다큐멘터리 영화 ‘녹턴’의 정관조 감독을 만나 보았다.
현장특수교육 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음악가 은성호 씨와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녹턴’을 만든 정관조 감독이라고 합니다.
‘녹턴’은 어떤 영화인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녹턴’은 음악가인 은성호 씨와 그의 재능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친 어머니 손민서 씨, 그리고 동생 은건기 씨의 이야기인데요. 11년 동안의 가족 간의 사랑, 형제간의 소통,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녹턴’을 연출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예전부터 장애와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여러 편 연출했는데, 장애인들이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태도가 비장애인보다 더 강렬하고 의지적으로 보인 적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자폐스펙트럼 장애인들의 순수하고 맑은 모습과 그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촬영을 하면서 그들의 가족이 느끼는 깊은 슬픔과 소외가 점점 마음에 와닿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영화를 오랜 기간 준비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오랜 기간 준비했다기보다는 불가피하게 오랜 기간이 걸렸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성호 씨는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하는데요, 일반적인 가정에서도 클래식 음악을 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성호 씨는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연주 후에 박수갈채를 받는 것을 매우 즐거워 하는데요, 어머니는 성호 씨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 왔지만, 오직 음악을 할 때는 인간적으로 존중받고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오셨습니다. 그래서 성호 씨의 음악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고, 성호 씨의 성장 과정을 그리다 보니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동생 건기 씨가 형의 음악을 이해하고 형을 받아들이는 과정 역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인들의 순수하고 맑은 모습과
그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촬영을 하면서
그들의 가족이 느끼는 깊은 슬픔과 소외가
점점 마음에 와닿게 되었습니다.


영화 제목을 ‘녹턴’으로 정하신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영화에서 어머니가 동생 건기 씨에게 부탁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건기야, 나 죽으면 들려 줘,쇼팽(녹턴) C#단조.” 참 슬픈 장면인데요,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지만 성호 씨는 그런 슬픈 느낌을 못 낸다고 합니다. 형을 따라 피아노를 배운 건기 씨는 감성이 풍부해서 슬픈 느낌의 연주를 잘하는데요, 이 장면은 단지 엄마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달라는 의미를 넘어서서 엄마 사후에도 형제가 계속 음악을 이어갔으면 하는 엄마의 소망이 담겨 있는 부분입니다. 건기 씨는 엄마의 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하는데요, 엄마가 죽으면 형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동생 건기 씨는 거부하고 그 때문에 갈등이 이어집니다. ‘녹턴’은 엄마의 소망에서 출발하여 가족의 인생에 화두가 됩니다.
‘녹턴’을 통해서 감독님께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나요?
저는 성호 씨와 성호 어머니 삶의 태도를 존경하는데요,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저 하늘에 반짝이는 별 하나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성호 씨 가족의 삶이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재물이라든지 명예를 좇으며 인생을 채워가는데 성호 씨 가족은 예술과 꿈, 헌신 그리고 희망으로 삶을 채워 오셨거든요, 그 점이 너무 아름답고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재물이라든지 명예를 좇으며 인생을 채워가는데
성호 씨 가족은 예술과 꿈, 헌신 그리고 희망으로 삶을 채워 오셨거든요,
그 점이 너무 아름답고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감독님은 은성호 씨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을 가장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성호 씨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은 은성호 씨의 순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모차르트의 곡들에는 어떤 순수하고 단순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하는데, 성호 씨의 연주는 그런 점들을 잘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함께 협연하였던 프로 연주자분들도 비슷한 말씀을 해 주시는데,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매력이 있다고 하십니다. 어지러운 마음을 맑게 비워주는 듯한 느낌. 영화를 보시면 그런 매력을 함께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호 씨의 성장 과정을 그리다 보니 1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동생 건기 씨가 형의 음악을 이해하고
형을 받아들이는 과정 역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긴 세월이 담긴 영화가 완성되었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요, 특히 감동을 받으셨다는 관객이 많아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께 사랑받고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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