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포트 - [미국] 미국 플로리다 특수교육 이슈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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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1 Summer
제28권 2호
(vol. 122)
월드 리포트

미국 플로리다
특수교육
이슈 리포트 팬데믹을 넘어
정상화의 과정에서

임지연 (충남교육청 소속 특수교사)
미국 플로리다의 주도(州都) 탤러해시에 온 지 5개월이 되어 간다. 한국에서 떠나올 땐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양상이 심각하여 걱정이 컸지만 다행히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미국 전역에서 40%를 넘어가며1) 주변의 생활이 정상화되어 가는 것이 느껴진다. 가을에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는 이곳의 학생들은 그 어느 때와도 달랐던 한 학년을 마치고 긴 여름방학에 접어들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팬데믹 시기에 한 학기를 지내며 보고 듣고 느낀 이곳의 교육 이슈들을 소개하려 한다.

1. 원격교육 전후에는 디지털 기반 교육이 있었다
여기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가장 빨리, 적극적으로 공립학교의 대면수업 재개를 시행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등교 재개 후 교육협회(Florida Education Association)와 플로리다 주정부 간 법적 분쟁2)이 일어나는 등 순탄치 않은 과정이 있었으나 지금은 안정화된 상태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다니는 공립학교도 전 학년이 매일 등교 중이며, 개인의 선택에 따라 디지털 아카데미를 통한 온라인등교도 가능하다. 처음 학교에 등록하러 갔을 때 디지털 아카데미와 브릭앤몰타(Brick-and-mortar)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달라는 질문을 듣고 무슨 뜻인지 몰라 당황한 기억이 있다. 브릭앤몰타는 학교에 등교하여 받는 수업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벽돌과 회반죽을 이용하여 지어진 물리적인 건물’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표현한다.
디지털 아카데미를 선택한 학생들은 따로 학급이 편성되어 원격수업을 듣는다. 원격수업은 ZOOM 솔루션을 이용하는 실시간 수업과 각자 학습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개별화 수업이 섞여 있다. 학습 애플리케이션은 브릭앤몰타 수업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편이다. 하루에 30~40분 정도는 교실에 학생 수 대로 비치된 크롬북3)을 이용해 i-ReadyⓇ, Imagine 등의 앱으로 개별 진도에 맞추어 읽기와 수학을 공부한다고 한다. 이렇게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의 디지털 기반 교육에는 2013년부터 시행된 ‘커넥트에드 5개년 계획(ConnectEd Initiative)’의 영향이 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전국 공립학교 모든 학생이 교실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학생에게 개인 기기와 고속 무선 인터넷을 보급할 것임을 발표했다. 그 후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기기 보급과 디지털 학습 콘텐츠 개발을 추진하였고, 이는 작년 예기치 않은 원격교육 상황에서 큰 역할을 발휘하였다.
클래스링크 페이지
학습앱 이용 화면

학생들이 교실에서 사용하는 학습 애플리케이션은 가정에서도 접속하여 사용할 수 있다. 지역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클래스 링크(Class Link)라는 페이지에 학생 고유번호로 접속하면 실시간 수업을 위한 솔루션 외에도 다양한 학습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작년에 한국에서 원격수업을 하며 맞닥뜨린 어려움을 생각해보면, 학생 개개인을 위한 기기가 준비되어 있고 디지털 학습 플랫폼에 학생들이 이미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 원격수업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장애학생들이 가정에서 원격수업으로 등교를 대신하며 겪고 있는 어려움은 미국과 우리나라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듯하다. 올해 2월 2일 ABC 뉴스4) 채널에서는 장애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원격수업을 받으며 겪었던 어려움을 보도했다. 직접 경험·감각학습 위주로 구성된 수업을 받던 지적장애 학생들은 컴퓨터 속 화면과 음성에 집중해야 하는 원격수업에 적응하기 힘들어했다. 대면수업에서는 여러 보조 수단을 이용할 수 있었던 난청학생, 부분맹학생들은 실시간 수업 영상만으로 내용을 모두 이해하기에 제한이 있었다.
비장애학생을 위한 디지털교육 기반을 비교적 잘 갖추고 있던 미국에서도 장애학생을 위한 콘텐츠와 기기 개발의 필요성이 이제야 대두된 듯하다. 과연 그들이 찾아가는 해답의 방향은 어떠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려 한다.

2. 표준화평가가 2년 만에 재개되었다
4월 첫째 주, 플로리다의 초등학교 학생들은 플로리다주에서 주관하는 표준화평가(Florida Statewide Assessment, FSA)의 읽기(reading) 과목 시험을 치렀다. 시험의 이름과 기간, 형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플로리다뿐 아니라 미국의 모든 주, 모든 학생은 한 해에 한 번씩 반드시 표준화평가를 통해 읽기와 수학 실력을 점검받는다. 2020년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어려움으로 표준화평가가 시행되지 않았으나 올해 연방정부는 각 주에 표준화평가 취소를 허용하지 않았다. 2년 만에 치러지는 시험에 대비하느라 각 학교의 교직원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담임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은 번갈아 시험 일정과 모의고사 안내, 시험 당일 아침의 유의사항 등을 담은 메일을 보내왔다. 표준화평가를 치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행사인지 역력히 느껴졌다. 표준화평가는 각 주의 교육부가 주관하지만 그 근간은 연방법이었던 낙오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NCLB Act)에 있다. 특수교사라면 지적장애와 학습장애에 대해 공부할 때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바로 그 법이다. 낙오방지법은 아동이 생활에 필요한 읽기와 수학의 특정 수준 달성을 위해 국가와 학교의 책임을 강조한다. 학교와 교사가 책무성을 다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동의 성취 수준을 평가하고,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적절한 교육적 지원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낙오방지법은 2002년 미국 전체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점점 낮아지고, 환경적 차이가 학업 성취의 차이로 나타나는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모든 아이가 뒤처지지 않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치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읽기와 수학 단 두 과목의 성과를 단답형 문항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와 교사의 등급을 매기는 방식은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이 법은 2015년 ‘모든 아이 성공법(Every Student Succeeds Act, ESSA)’으로 대체되면서도 표준화평가에 관한 조항은 유지했다. 미국 내에서도 기초학력 부진과 저소득 계층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표준화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학교의 자원이 표준화평가에만 기형적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반론도 크다. 결과에만 집중하는 평가보다는 학생이 언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에 중점을 두어 국가 수준에서 일관된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주장도 있다.5) 국가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수업 내용을 구성하는 것이 당연한 우리나라 교사의 입장에서 미국의 상황이 자못 신기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기초학력 부진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며 학습 결손에 놓인 학생들이 많아 졌다는 뉴스가 연이어 보도되었다.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선별하기 위해 각 시도교육청에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평가는 개인별 맞춤형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어 미국의 표준화평가와 양상이 다르지만, 학력격차의 문제가 심화된다면 우리나라 역시 교사와 학교에게 교육 결과의 책무성을 보다 강조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미국의 표준화평가는 모든 학생에게 적용된다. 2004년 특수교육대상학생이 이 책무의 영역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장애인교육법(Individuals with Disabilities Education Act)이 개정되었다.
특수교육대상학생 또한 다른 모든 학생이 그러하듯 표준화평가를 통해 달성 수준을 점검받아야 한다. 평가의 방법과 도구는 학생의 특성에 따라 조정될 수 있으나, 장애를 이유로 평가 자체를 누락하면 연방법을 위반하게 된다. 특수교사는 개별화교육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른 수행을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책무를 이행한다. “개별화” 교육이 필요한 장애학생에게 읽기와 수학 과목의 “표준화” 평가를 어떻게 실시하고 있을지 선뜻 상상하기 어렵다. 앞으로 미국에 머무는 기간 동안 기회가 된다면 그 현장을 참관해 보고 싶다.

3. 개별화전환교육 관련 법안이 새롭게 수정되었다
모든 관심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되면서 논의하지 못한 일이 많은 한 해였다. 이곳에서도 그간 순위가 미루어져 있던 정책들이 이제 다시 입법 쟁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중 플로리다주에서 상원을 통과한 특수교육 관련 법안(HB1736))이 있어 소개해 본다. 미국의 장애인교육법(IDEA)은 장애학생이 만 16세가 되는 해에 개별화교육계획팀에서 전환교육계획을 함께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환교육계획에는 고등교육으로의 전환이나 자립생활, 직장생활 준비에 필요한 자원과 지원 서비스가 포함된다. 한국의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도 진로 및 직업 교육에 대한 항목을 두고 있으나 전환교육계획을 별도로 수립해야 하는 미국과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런데 최근 플로리다 의회는 개별화전환교육계획의 수립 완료 시기를 만 16세에서 만 14세로 앞당기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고등학교 1학년의 첫날부터 완료된 전환교육계획을 적용하여 좀 더 면밀한 성인기 준비가 가능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이 법안은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초당적 협력을 통해 함께 발의한 것으로, 미국의 연방법 상의 규정보다 더 빠르게 전환을 준비하게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개별화전환교육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장애학생들의 성인기 이후 삶을 위해 매우 필요한 과정이지만, 이를 2년 앞당기는 데에 따르는 효과가 어떠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번 법 개정이 다양한 전환교육 서비스 개발과 지원 확대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전환교육계획 수립을 법적 의무로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법안에 따라 계획 수립 시기와 방법을 규정하는 것이 장애학생들의 성인기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각주
  •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https://covid.cdc.gov/covid-data-trac ker/#vaccinations)의 기록을 참조함.
  • 2020년 7월 21일 자 ABC 뉴스(https://bit.ly/30x0281)를 참조함.
  • Chomebook. 구글 안드로이드OS 기반의 개인용 컴퓨터로 일종의 노트북 컴퓨터이다.
  • 2021년 2월 2일 ABC 뉴스(https://www.youtube.com/watch?v= o7FL1Ke0GfM) 참조
  • 이러한 주장은 오바마 전 정부의 교육정책에 영향을 미쳐 2010년 국가공통핵심기준(Common Core State Standards, CCSS)이 도입되었다. 우리나라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성취기준과 유사하다.
  • 법안 내용은 플로리다 상원의회 홈페이지(https://www.flsenate.gov/Session/Bill/2021/173)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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