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장애이해교육 -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스며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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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1 Summer
제28권 2호
(vol. 122)
모두가 행복한 수업

중학교+장애이해교육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스며들다

정 은 정 (무선중학교 교사)

스며들다: 마음 깊이 느껴지다

TV 프로그램 중 ‘유 퀴즈 온 더 블록’(tvN)을 즐겨본다. 많은 출연자 중에서 김동현 판사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다. 김동현 판사는 로스쿨 재학 중 사고로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인이 되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삶을 다시 시작해야 했을 때 ‘내가 학교에 돌아가면 잘할 수 있을까’하고 두려웠다고 한다. 그런 그가 로스쿨을 우등생으로 졸업하고, 올해 3월에 수원지방법원에 판사로 부임했다. 복학 후 초반에는 혼자 이동하여 강의실을 다니는 것도 힘들었는데 말이다.
두려웠던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딛고 판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친구들의 도움이었다고 한다. 도우미 친구들이 식당으로, 강의실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고 몇몇 친구들은 도우미를 자처해서 공부에 도움을 주었다. “그 친구들이 없었으면 제가 어떻게 이렇게…”, “자기가 도와줄 수 있는 약간의 친절을 베풀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맙고, 저한테는 그런 것들이 모여서 살아갈 힘을 준 게 아닌가 싶어요”, “주변의 많은 도움이 있었겠지만, 그때 같이 밥 먹어주고, 같이 수업 듣고, 필기해 주고,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 참 고맙다! 사랑한다!” 라는 이야기를 하며 끝내 울먹이던 김동현 판사의 모습에서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던 나의 많은 제자가 떠올랐다. 나는 올해 18년 차 특수교사이다.
특수학교에서 10년, 특수학급에서 8년을 근무했다. 특수학교의 학생들도, 특수학급의 학생들도 모두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한다.
어른인 나도 친구들이 필요하고 좋은데, 우리 학생들은 얼마나 더 친구가 좋고 필요하겠는가. 그런데, 친구를 사귄다는 것이 특수교육대상학생들에게는 참 어렵다.
장애이해를 돕고 장애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연 2회 이상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장애이해교육이 우리 학생들에게 친구를 만들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해마다 의무감에 책임감을 더해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18년 차, 특수교사인 나도 장애이해교육은 아직 참 어렵고 부담스럽다. 이제부터 어려움과 부담스러움 속에서 내가 실시했던 18년 동안의 장애이해교육을 되돌아보고 그 경험을 나누어보려 한다.

친구야, 함께 가자!(특수학급에서의 장애이해교육)

장애이해교육은 특수학급에 근무하는 특수교사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연 2회는 무조건 실시해야 한다. 일반학교학생과 교직원들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은 비단 장애이해교육만은 아니다. 많은 의무교육들 속에서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 일자와 시간을 확보하여야 한다. 보통은 학교교육계획을 수립할 때 협의하여 학기별로 1회씩 계획한다. 그 운영방법은 학교별 상황에 따라 다양할 수 있겠다. 그동안 내가 특수학급에서 실시했던 장애이해교육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각 학교의 상황에 따른 운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전문교육기관에 장애이해교육을 신청했어요
18년 전 내가 신규교사이던 시절에는 관련 교과에서 1시간을 확보하여 각 반에 들어가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하고, 별도로 하루의 오전시간을 확보한 후 학교 선생님들의 지원으로 장애영역별 장애체험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내가 다시 특수학급에 근무하게 되었을 때는 장애이해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교육기관이 많아졌고, 공문으로도 안내가 되었다. 장애이해교육을 하기위해 학교와 협의하여 날짜를 정하고 해당 기관에 신청하여 교육을 하였다. 전문강사가 장애이해교육과 장애체험을 진행하였으며, 특수교사는 학교에서 지원해야 할 부분(교육날짜와 시간 확보, 교육 장소 및 교육 대상 선정 등)들을 사전에 협의하여 조정하면 된다. 한 학년에 2학급인 소규모 학교였기에 학년별로 2시간씩 진행하였다. 2명의 강사가 1교시부터 6교시까지 수고해 주셨다.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다소 어려운 부분일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는 전문강사에게 장애이해교육을 받을 수 있고 직접 장애체험도 해 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시각장애 보행 체험

2. 특수학교 학생들과 통합교육을 했어요
특수학교?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 하면 무서워하거나 피하려고 하는 학생들도 있고,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다. 물론 놀림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다. 장애인이란 나와는 다른, 멀리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통합교육은 학기별로 1회씩 실시하였는데, 1학기에는 학생회 임원과 각 반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학년 초에 학생회 임원과 각 반 임원을 대상으로 수련회가 있는데, 그 수련회 프로그램에 통합교육을 포함해서 운영하였다. 2학기에는 1학년 학생(전체 2학급)들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에 통합 교육을 포함해서 운영하였다. 통합교육은 학교에서의 일정도 맞추어야 하고, 특수학교와도 협력이 되어야 하므로 많은 준비가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성장하면서 나중에라도 통합교육의 기억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게 되는 프로그램이다.
오늘 처음 장애친구과 함께 수업을 해봤다. 처음 교실에 들어갔을 땐 무섭고 긴장이 되었는데, 막상 같이 게임을 하고 활동을 할 때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친구 같았다. 젠가 게임을 했는데, 장애인이라고 우리처럼 생각을 못 하는 것도 아니었고, 게임을 못 하는 것도 아니었다. 우리가 장애인은 아무것도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것을 느꼈다. 재미있었다. (○○중학교 2학년 우**)

3. 장애이해 영상 시청, 그리고 백일장을 했어요
사실 처음 장애이해교육을 시작할 때부터 장애체험이나 특수학교와의 통합교육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시간 확보부터 통합교육을 실시할 특수학교와의 연계까지특수교사가 열정을 가지고 하고 싶어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이런 경우 4월이면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안내되는 장애이해교육 특별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장애이해 영상 시청을 통한 교육은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여 실시하였다.
특별 프로그램 중 장애이해 드라마의 경우 방송시간이 중학교 수업 1시간(45분)을 초과하기 때문에 45분 내에서 편집된 영상을 시청하도록 했다. 또한 장애이해교육주간의 아침 자율학습 시간에 연속하여(3~4일) 시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교내 백일장을 실시하였는데,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전국 백일장에 응모하기도 하였다. 백일장을 통해 학생들의 장애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전국 백일장에서 수상을 한 학생들이 있어 함께 시상식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 경험은 나에게도 특별하게 남아 있다. 4월이면 의례적으로 해야 하는 전국 백일장 홍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전국의 많은 특수교사가 이만큼 노력하고 있구나 하고 많이 배우게 되었다. 상을 수상한 학생들도 서울 나들이가 하고 싶어서 시상식에 꼭 참석하고 싶다고 했을지도 모르지만, 직접 단상에 올라 수상했던 그 상의 의미를 나중에는 더욱 더 크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특수학교에서의 통합교육
함께하는 굿프렌즈

4. 교내 봉사동아리 ‘굿프렌즈’를 운영했어요
적극적이지도 외향적이지도 않은 나는 어색한 자리에서 누군가가 먼저 말을 걸어주면 그것이 무척이나 반갑고 고마웠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 교실에서 우리 반 학생들도 많이 어색하겠지? 말이라도 먼저 걸어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 어색함이 조금은 나아지겠지? 그렇게 탄생한 것이 교내 봉사동아리 ‘굿프렌즈’다. 굿프렌즈는 통합학급 학생들을 중심으로 1학급에 2명 이상으로 구성하였다. 한 학생에게 굿프렌즈를 소개하고 권유한 후, 그 학생이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또 다른 학생을 추천받는 식으로 동아리 회원을 모집하였다.
친구의 친구는 내 친구가 되기에도 쉽고, 자칫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는 특수교육대상학생의 도우미 활동도 친한 친구끼리라 서로 도와가며 할 수 있었다. 굿프렌즈 학생들에게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하고, 학교생활에서 도움을 주어야 할 부분들을 설명해 주었다. 특수교육대상학생 뿐만 아니라 나도 학급에서의 안내사항이나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굿프렌즈 학생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점심시간, 쉬는시간, 현장체험학습에서 특히 굿프렌즈 학생들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굿프렌즈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다른 학생들도 특수학급에 함께 놀러 와서 보드게임이나 컴퓨터를 하며 점심시간에 친구가 되어주었다.
친구 따라 특수학급에 왔다가 특수교육대상학생에 대한 이해도, 장애에 대한 이해도 함께 할 수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도 할 수 있어요!(특수학교에서의 장애이해교육)

특수학교에서 전공과 학생들을 지도한 적이 있다. 그때 특수교육대상학생, 학부모, 지역사회의 장애인식개선을 위해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는데, 장애 정도에 따라 교내 봉사팀과 지역사회 봉사팀으로 나누어 실시하였다.
교내 봉사팀은 교내외 환경 정화활동과 교내 우편물 분류 및 배달 봉사를 하고, 지역사회 봉사팀은 지역사회 봉사기관과 연계하여 무료급식 봉사와 연탄배달 봉사를 하였다.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의 봉사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후에는 노인요양시설 봉사도 확대하여 실시하였다.
또 연말이면 수업시간에 재배한 배추와 무를 수확하여 김장봉사활동을 하였는데,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장애인이기에 도움을 받을 수만 있다는 생각에서 우리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회 구성원이라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수교육대상학생과 함께 진행했던 지역사회 연탄배달 봉사활동

장애공감문화 그리고 제3의 법칙

동조(同調) 현상을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로 ‘제3의 법칙’이 있다. 1명이나 2명이 어떤 행동을 하면 관심이 덜하지만 3명 이상이 같은 행동을 하면 사람들도 따라 하는 현상으로, 어떤 일을 한 사람이 시작하면 누군가가 따라 하게 되고, 다시 또 다른 사람이 따라 해서, 결국 거의 모든 사람이 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법칙이다. 이 법칙이 장애이해교육에도 적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수교사로서 우리의 장애이해교육이 바로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 하더라도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조금씩 스며들어 1명, 2명 그리고 3명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언젠가는 더 많은 학생의 행동을 변화시켜서 장애공감문화를 만드는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렇게 해 보세요

통합학급 학생들과 티타임을 가져 보세요! 학년 초 통합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이해교육이 필요할 때 학급에서 전체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좋지만, 특수학급으로 초대해서 티타임을 가지며 장애이해교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침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하여 소수(5명 정도)의 학생들을 차례대로 초대하여 티타임을 가지며 통합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학생들도 저도 좀 더 자연스럽게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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