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편집부 사진. 조인기
국립특수교육원은 1994년 개원 이래, 지난 30년간 대한민국 특수교육 발전과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지원하고자 다양한 현장 중심 지원 사업을 수행하였다. 개원 30주년을 맞아 국립특수교육원이 걸어 온 30년의 발자취를 되돌아 보고, 새로운 시작과 다가올 미래 청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진혁 부산대학교 교수, 홍영숙 사능초등학교 교사, 이미경 국립특수교육원 인사팀장, 조연길 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관,
함영희 경상남도교육청 특수교육원 원장, 김성희 예산꿈빛학교 교장, 이은자 강서퍼스트잡지원센터 센터장
조연길 지난 30년간 특수교육법의 전면 개정,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이 여섯 차례 추진되는 등 특수교육 현장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수교육 및 통합교육 정책 추진 과정 중에서 국립특수교육원의 역할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국립특수교육원 30주년 정책 연구를 맡아주신 최진혁 교수님부터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최진혁 국립특수교육원은 1994년 「특수교육진흥법」의 전면 개정과 함께 개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시대 변화에 따라 「특수교육 진흥법」이 폐지되고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개정 및 시행됨에 따라 무상교육, 의무교육 등 여러 가지 조항들이 포함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특수교육 관련 법령과 정책 등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역할에서 특수교육 전반에 걸쳐 정책을 생산하고 수행하기 위한 여러 가지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하고 있는 중추적인 기관으로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함영희 1994년 제1차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이 추진된 점을 고려할 때, 특수교육의 과도기를 거쳐 안정화하는데 국립특수 교육원이 함께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통합교육 측면에서는 물리적 통합에서 사회적 통합, 교육과정 통합으로 나아가는데 국립특수교육원이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장애학생의 학습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에듀에이블, 열린 배움터 등 원격수업 환경을 잘 구축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성희 특수교육 관련 법과 정책이 변할 때마다 국립특수 교육원은 발 빠르게 자신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과거에 비해 지원에 대한 범위가 교사나 학생이었다면 현재는 학생과 관련 종사자 등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특수교육법과 정책이 변화할 때마다 국립특수교육원은 법과 정책 변화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사회를 선도적으로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은자 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코로나 상황이 왔을 때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원격수업 환경 구축을 빨리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펜데믹 상황이 장애학생의 배움을 단절시키지 않을까’라고 염려했었거든요. 국립특수교육원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특수교육법,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과 정책이 변화함에 따라 장애학생의 개별화 교육, 장애학생 부모 교육 등을 강화해 주시길 바랍니다.
홍영숙 지난 30년 동안 특수교육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국립특수교육원의 성격이 연수원에서 교육원, 더 나아가 교육 연구 기관으로 변화되었습니다.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개정되면서 통합교육 지원과 행동 중재 전문가 양성 등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통합학급의 주체는 통합학급 담임 교사이지만 무엇보다 통합학급 담임교사와 특수교사의 협력적 관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생들의 다양한 도전 행동에 대한 행동 중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특수교사가 행동 중재에 관한 전문가가 되어 통합학급 담임교사와 장애학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통합교육과 함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디지털 교육입니다. 장애학생이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개별 맞춤형 교육 지원을 강조합니다. 이에 필요한 보조공학기기, 에듀테크 활용 등 개별적인 지원을 통해 장애학생이 소외되지 않도록 미래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경 국립특수교육원이 지원해야 하는 대상자의 범위가 확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학령기 특수교육대상자, 특수교사를 대상으로 지원했다면 학령기 이후의 평생교육대상자, 학부모, 지원인력 등 관련 종사자까지 지원했다는 측면에서 국립특수교육원의 역할이 확장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연길
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관
이미경
국립특수교육원
인사팀장
최진혁
부산대학교 교수
김성희
예산꿈빛학교 교장
함영희
경상남도교육청
특수교육원 원장
홍영숙
사능초등학교 교사
이은자
강서퍼스트잡지원센터
센터장
조연길 국립특수교육원은 지난 30년 동안 정책 기초연구를 비롯하여, 정보화 사업, 특수교육 교과용 도서 개발, 교수·학습 자료 개발 등 특수교육 발전과 현장을 지원하는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국립특수교육원이 추진한 사업 중 우수 사례와 개선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함영희 장애유형과 발달 수준에 맞는 실감형 콘텐츠, 멀티 미디어 북 등 디지털 학습자료 등을 활용하여 정보 격차를 완화한 점이 특수교육 현장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부분이라고 생각 됩니다. 또한, 장애학생 e-페스티벌이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한 행사로 통합교육을 선도하는 대회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개선점이 있다면 정책 기초연구를 비롯하여 교육자료들을 콘텐츠화됨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잘 안되어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이 저조한 점이 아쉽습니다.
최진혁 연구자로서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직접 발행하고 있는 ‘특수교육연구’가 우수사례라고 생각합니다.
1994년 개원부터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행된 ‘특수교육연구’를 보면서 “국가 차원에서 국가 기관이 학술지를 발행하면서 시작한 사례가 처음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 봅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국립특수교육원의 정체성이 국가 정책, 특수교육 학문적 분야 등 연구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특수교육연구’의 성과는 학문과 교육 현장을 연결시키는 큰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성희 국립특수교육원은 정책 연구, 교원 연수 등에서 선도 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 중 국립특수교육원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은 전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 연구, 콘텐츠 개발, 정보화 사업 등 다양한 산출물이 나오고 있거든요.
국립특수교육원에서 보급하는 콘탠츠를 비롯하여 다양한 산출물의 목적들이 현장에 도움을 드리고 활용하기 위함인데 실제 활용이 부족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이루어지는 연수 과정들은 수준이 높은 반면 물리적 거리의 한계로 현장 교사들이 방학외 기간에 연수를 참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찾아가는 연수를 확대 하는 것을 제안해 드립니다.
홍영숙 국립특수교육원이 추진한 사업 중 현장에서 유용 하게 활용하는 것은 에듀에이블 콘텐츠와 현장특수교육입니다.
에듀에이블에는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위한 영상 콘텐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합교육 수업자료들이 장애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끌어 주는 자료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장특수교육은 특수교육 현장의 이야기, 다양한 우수사례들을 통하여 전국의 특수교육 현장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어서 좋습니다.
함영희 원장님, 김성희 교장선생님께서 언급했듯이 국립특수 교육원의 유용한 연구자료들과 출판물, 정책 연구보고서들이 적극적으로 홍보되어 선생님들이 다양한 정보들을 면밀히 볼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은자 학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장애자녀 부모지원 종합시스템 ‘온맘’ 사이트 운영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맘’ 사이트는 생애주기별 장애 특성, 지원 방법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추진 중인 장애인 복지 제도, 유관기관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거든요. 장애인 평생교육과 연계하여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맘’, ‘평생배움세상’ 같은 사이트를 장애학생 부모, 현장에 계시는 선생님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많은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이미경 특수교육 교과용 도서 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교육과정 개정 작업이나 교과서 개발은 큰 규모가 있는 전담 부서에서 맡아서 하고 있는 반면 정식 부서가 아닌 교육과정 정책팀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교육과정 개정 작업, 교과용 도서 개발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 대체 교과서 등 개발과 보급을 확대하여 장애학생의 학습권에 크게 기여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조연길 장애인 및 특수교육대상자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국립특수교육원의 사업 방향이나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미경 평생교육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립특수교육원 장애인평생교육과에서는 장애성인 문해교육,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뿐만 아니라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운영 등 장애인 평생교육의 전반에 걸쳐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평생교육과 관련하여 프로그램 개발, 연구 등 관련 정보들을 현장에 적극적으로 안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성희 특수교육대상자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일상 생활 활동을 할 수 있는 자립생활 능력, 미래 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인공지능 활용 능력, 성인이 되었을 때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능력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볼 때 그 중심에 있는 핵심적인 자원은 가족입니다. 국립특수교육원 차원에서 평생교육뿐만 아니라 장애학생 가족지원 확대와 장애학생 가족들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사업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영희 장애인 및 특수교육대상자 삶의 질를 향상하기 위해서 특수교육, 장애인 평생교육뿐만 아니라 전 생애주기에 걸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형식적인 통합이 아닌 장애 학생과 어울려 함께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통합교육의 질을 높이고, 가정과 지역사회 연계를 강화하여 장애학생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살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 복지체계, 교육부, 보건복지부와의 연계한 지원 제도 등을 안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홍영숙 미래 사회에서는 급변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며 살아 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인공지능 시대에 특수교육대상자 및 장애인들이 동등한 교육을 받고 장애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에듀테크 기술이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국립특수교육원에서는 대학 교수님들과 현장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에듀테크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보급해 주시고 관련 연수들을 개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최진혁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과 더불어서 국립특수교육원만이 수행할 수 있는 특수교육 정책 연구, 교육 연수 등 사업의 큰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사회, 일반 시민이 받아들이기에도 무게감 있는 기관으로 인식되어야 됩니다.
무게감 있는 기관으로 특수교육 공동체가 모두 인식할 수 있게 될 수 있도록 국립특수교육원의 정체성 설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특수교육 전달 과정인 진단과 배치, 교육이 누적 관리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플랫폼 구축이 필요합니다. 장애학생의 통합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학생 맞춤형 통합교육 지원 방안’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따라 평생교육의 지향점과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달라질 수 있도록 생애주기에 따른 평생교육 제공 방안 마련을 제안해 봅니다.
이은자 최진혁 교수님의 의견에 덧붙여서 특수교육의 전달 체계 과정이 누적 관리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플랫폼 구축, 학생 중심의 통합교육 환경 구축 및 지원 방안 마련, 평생교육 제공과 더불어 장애인 및 특수교육대상자가 안정적인 학령기를 보내려면 무엇보다도 양육자의 정서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국립특수교육원에서는 특수교육 대상자의 학부모를 지원할 수 있는 정보 제공, 관련 연수 등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조연길 현재 경상남도교육청을 비롯한 4개의 시도교육청에 시도특수교육원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특수교육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립특수교육원이 시도특수교육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과 특수교육을 대표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시도교육청, 시도특수교육원을 선도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요?
함영희 시도특수교육원을 설립함에 있어서 설립 근거와 역할,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국립특수교육원과 시도특수교육원의 역할, 각 시도교육청과 시도특수교육원과의 역할 등 관련 정책 연구를 통해 역할 정립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현행 초·중등교육법에서는 교사를 기관에 배치할 수 없다고 나와 있어서 경상남도교육청 특수교육원의 조직 운영과 인사 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법령에 명시 하는데 정책적으로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김성희 국립특수교육원, 시도특수교육원, 시도교육청의 유기 적인 관계 측면에서 볼 때 국립특수교육원, 시도특수 교육원은 연구기관의 성격, 시도교육청은 행정기관으로 각각의 역할이 다르지만 특수교육 전달체계의 내실화, 특수교육 지원 체계를 구체화하기 위해 공식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고 정기적인 교류가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교육부와 국립특수 교육원에서는 시도교육청, 시도특수교육원의 어려움을 경청 해주고 제도를 개선해주는 역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홍영숙 국립특수교육원과 시도특수교육원, 시도교육청의 조직체계나 기능, 역할 등을 분명하게 정립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국립특수교육원과 시도특수교육원은 연구기관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보다 더 많은 교육 전문직을 배치하고 연구 과제를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이 되었으면 합니다. 교육부나 국립특수교육원 차원에서 큰 틀의 정책 연구를 제시하면 시도 특수교육원에서 각 지역의 상황과 실정에 맞게 구체적인 연구 과제를 대학들과 연계하여 조금 더 내실있는 연구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구 성과를 기대하고 더 유익한 자료와 콘텐츠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연수들을 많이 개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진혁 시도교육청에 특수교육원이 설립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립특수교육원이 시도교육청, 시도특수교육원, 특수교육기관 및 특수교육지원센터와의 연계와 상생을 위한 허브 역할을 강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국립특수교육원은 시도특수교육원이 수행하기 어려운 정책 개발, 교육과정 연구, 대규모 시스템 개발, 특수교육 전달체계 내실화 등을 수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시도특수교육원마다 중복되어 진행될 수 있는 사업을 조율하고, 각 시도특수교육원을 특성화하고 거점화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연길 오늘 토론에 참석해 주신 분들은 저보다 더 오래 국립 특수교육원의 30년 역사와 함께하신 전문가입니다. ‘국립특수 교육원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다’에 대해 주신 소중한 의견 감사 합니다. 앞으로 국립특수교육원은 ‘특수교육 공동체의 행복을 선도하는 현장 지원 국가 기관’으로서 특수교육 공동체의 소리에 더욱 귀기울이겠습니다. 긴 시간 동안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국립특수교육원과 시도특수교육원,
시도교육청의 조직체계나 기능, 역할 등을
분명하게 정립하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