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개강식 때 이효자 국립특수교육원 원장님이 하신 말씀이다. 너무나 자주 들어서 식상한 말인데 그날따라 그 문구의 의미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와 교사로서의 현재 내 자격을 되묻는 것만 같았다. 이제 특수교사 4년차에 접어드는 나는 아직 부족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늘 헤매고, 갈팡질팡해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이었다. 그런 나에게 이번 연수는 교사로서의 전문성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 줄 수 있는 오아시스가 될 것이라는 특별한 기대감을 안고 참석하게 하였다. 여태까지 유아특수교사를 위한 연수는 초등특수교사와 함께 이루어지거나 일반유아교사 과정에 포함되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연수는 오로지 유아특수교사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더 특별함이 있었다.
유아특수교육은 현장에서의 통합교육이 다른 과정에서보다 더 융통성 있게 일어나는 특성때문에 기본 교육과정보다는 일반유치원 교육과정을 수정하여 현장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유아특수교사는 일반유치원 교육과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롭게 개정된 유치원 교육과정을 이번 연수에서 배우게 된 것은 현장의 유아특수교사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이번 연수를 받지 않았다면 유치원 교육과정이 개정되었고, 어떤 부분이 새로 첨가되고 없어졌다는 정도는 알게 되겠지만, 각 생활영역이 개정전 교육과정과 비교하여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개정이 되었는지, 무엇에 중점을 두었는지 등과 같은 배경적인 부분은 덮어둔 채 수박 겉 핥기 식으로 교육과정을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수를 통해 개정된 유치원 교육과정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개정이 되었는지, 일반유아들의 어떤 점을 고려하여 교육과정의 내용을 수정하고, 내용을 첨가했는지 더 주의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 연수를 통해 현장에서 장애유아를 교육함에서 있어서 실제적인 교수 방법 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강사님들이 현장의 경험을 보물 보따리를 풀 듯이 술술 풀어놓아 주셔서 아마도 연수를 듣는 내내 선생님들은 어떤 것을 주워 담아야 할지 몰라 행복한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장애유아들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선생님들이 한 명 데려다 놓으면 한 명이 도망가고 해서 애들 자리에 앉히다가 일 다본다고 그런 말씀을 하신다. 그런 장애유아들에게 교육마술은 주의를 집중시키기에 참 흥미로운 소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매일 아이들 앞에서 원맨쇼를 하는 유아특수교사들... 그런데도 딱히 장애유아들의 주의를 끌지 못해 좌절할 때가 많은데 이번 기회를 빌어 좋은 소스를 얻었다.
유아특수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운영함에 있어서 제일 어려워하는 것은 최대한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계획함과 동시에 그 속에서 IEP를 작성하고 그것을 실제 교육활동에 적용하여 개별 유아의 교육목표를 성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IEP가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통합이 주가 되어 교육활동이 진행되고, 각기 다른 교육목표를 가진 장애유아들과 활동을 하면서 개별목표를 기억하고, 활동 안에서 자연스럽게 적용 되어 개별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계획한 IEP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아특수교사라면 당연히 해야 할 책임이 있는 일이다. 장애유아를 위한 교육과정 편성, 운영에 대한 강의가 그런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책을 통해 서나 논문을 통해서 많이 접해 본 내용들이었지만 강의를 통해서 다시 이론을 되짚어보고 정리하면서 현장 적용의 실마리를 찾은 느낌이었다.
이번 연수는 좋은 강사님들을 통해 좋은 강의를 듣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지만 여러 선생님들을 만나서 현장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좋은 정보를 교환할 수 있어서 참 고마운 시간들이었다. “전 이번 연수가 너무 너무 행복해요. 좋은 선생님들을 너무너무 많이 만나서요!”함께 연수를 받은 한 선생님이 하신 말씀인데 아직도 귀에서 생생하다. 현장의 특수학급에 있다 보면 특수교육적인 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고민을 나누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가 않다. 그래서 혼자 품고 속앓이를 하며 끙끙거릴 때가 많았었는데 연수에서 만난 선생님들은 모두 내가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내 모든 속내를 드러내도 되는 완전한 내 편인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연수를 듣는 내내 든든했다. 또한 분임토의를 통해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한 교수방법을 논의하고, 보고서를 작성, 발표하면서 6개 분임 모두의 좋은 교수 자료를 얻어갈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아직 실제로 해보지도 않았는 데 느낌상으로는 이미 유능해진 교사가 된 듯 했다.
이번 연수가 내게 특별했던 또 한 가지 이유는 존경하는 선생님을 강사님으로 만날 수 있어서였다. 교생 실습 때 담당 선생님으로 지금은 교수님으로 계시지만 여전히 내게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한 분이시다‘. 내가 특수교사가 되면 꼭 저 분 같은 선생님이 되어야지!’마음 속으로 다짐했었는데 그런 내 초심이 조금씩 흐트러져가고 있는 것을 아셨는지 이번 연수를 통해 만날 기회를 주시고, 다시 내 마음을 무장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선생님 앞에서는 늘 부족한 교사이겠지만 다음에 뵐 때는 지금보다 더 유능하고, 행복한 교사가 되어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저는 다시 태어나도 특수교사가 되고 싶어요. 너무 재미있지 않아요? 한 명도 똑같은 애들이 없잖아요. 그래서 매번 새로워요.”연수를 들으면서 가장 가슴 깊이 와 닿아 나 자신에게 몇 번이고 되물은 말이었다. “다시 태어나도 특수교사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에 지금의 나는 솔직히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한다. 앞으로도 내가 확실하게“네”라고 대답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유아특수교사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 한 명 한 명 모두 다른 잠재력을 가진 아이 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은 확실하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