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수업

몸짓언어 활용 사례

 

광주선명학교 교사 하민주

 

1. 중도·중복장애 학생과의 대화

학급에 있는 동료교사들과 이야기하며, 언제 특수학교로 돌아올꺼냐 라고 물으면 다들 “다시 가긴 해야 하는데… 요즘 학교는 너무 중증화 돼서 고민된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최근 들어 특수학급이 보편화되어지고, 특수학교일수록 중도·중복의 장애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을 수업에 참여시켜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것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그들의 요구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도·중복학생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대화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스킨십으로, 표정으로, 몸짓으로 이마저도 되지 않을 때 다그치기도 했다. 그동안 중도·중복장애 학생에게 사용한 다양한 의사소통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2. AAC를 통한 수업

나는 저경력 교사다 보니 중도·중복장애 학생들과 대화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았고, 학생들의 요구를 한눈에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와중에 AAC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 AAC를 접했을 땐 이건 지체장애 학생들을 위한 의사소통 도구인데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했다. 처음엔 확신이 없었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시도한 AAC였다. 하지만 아이들은 태블릿을 이용하여 AAC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의사소통을 시도하였고, 학교에서 구어로 대화하지 않으려는 학생도 AAC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제게 먼저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 감동적이었다. 수업에도 효과적으로 활용하였다. 국어시간 수업참여가 어려운 학생에게 태블릿을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학급 친구들의 받아쓰기 문제를 불러주게 하였고, 사회시간엔 AAC 속 이야기책 읽기를 통해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 주었다. 매 수업 멍 때리기만 하던 학생들이 AAC를 통해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교사로서 보람도 느꼈다.
하지만, AAC를 사용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우선 가정과 연계가 어려웠다. 학교 수업에서 사용한 AAC는 탭을 이용하는 AAC 어플리케이션이었는데, 학부모님은 스마트 기기와 거리가 멀어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데 익숙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학부모님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웠다.
또한 태블릿을 이용한 AAC 어플리케이션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지적능력을 가진 학생만 사용가능하였다. 심한 중도·중복장애 학생의 경우 태블릿 이용 자체가 어려워 AAC 어플리케이션을 자발적으로 사용하긴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소통판 내에 학생이 말하고자하는 어휘가 없다면 다시 학생은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이들이 대화하고 싶어 하나 해당 어휘가 없다면 학생들은 기존에 사용해 왔던 몸짓을 사용하게 되었고 그마저도 교사가 이해하지 못하면 짜증을 내거나 의사소통하려는 의지를 잃었다.

좌측:특수교사가 학생에게 몸짓언어를 지도하고 있는 모습 / 중간, 우:태블릿피씨를 이용하는 학생의 모습

 

3. 몸짓언어와의 만남

태블릿을 이용한 AAC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중도·중복장애 학생과의 대화는 참 즐겁지만 한계점이 많았다. 그러한 고민을 하는 와중에 2017년 AAC 추계 학회에서 의사소통하는 방법으로서 원초적으로 돌아가 몸짓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고, 여러 교수님들의 제안을 받아 몸짓언어를 만나게 되었다. 몸짓언어는 별도의 도구를 사용하거나 매체를 사용하는 대화방식이 아니기에 중도·중복장애 학생에게 더욱 적절한 방법이었고, 기존의 중도·중복장애 학생들의 경우 울음이나 웃음 등으로 소리를 내거나, 몸짓을 하거나 하는 등의 의사표현을 해왔기에 그들의 의사소통 방법을 생각해보면 몸짓언어야 말로 중도·중복장애 학생에게 가장 쉬운 의사소통 방법이라고 생각되었다.

 

4. 몸짓언어란?

몸짓언어란 손이나 몸을 이용한 비구어 의사소통 방법이다. 몸짓언어는 생각, 의도, 감정 등을 신체를 이용하여 표현하는 것으로 의도를 가지고 하는 모든 손 움직임, 몸 움직임, 얼굴 표정을 포함한다. 의사소통을 위해서 신체의 한 부분이나 여러 부분들을 이용하여 한 가지 동작이나 또는 여러 가지 동작을 표현하는 것으로 학생이 표현하는 다양한 행동을 기능을 가진 의사소통 행동으로 받아들여 소통하기 위한 대안적 의사소통 체계이다. 몸짓언어는 목소리, 얼굴표정, 터치 단서 등의 방법을 같이 사용한다면 더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다.

1) 자폐성장애 학생(지훈)에 대한 지도 사례

(1) 대상학생

지훈(가명)이는 자폐성장애 1급으로 특수학교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다. 손가락을 계속 지켜보고 손가락 장난을 치는 틱 행동이 심하여 약을 복용중이다. 좋게 표현하면 순한 학생이지만 나쁘게 표현하면 매사에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학생이다. 대부분 수업에 흥미가 없으며 자신의 기분을 알아차려 주지 못할 때는 손으로 교실 창문을 깨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또래 학생들에게 소외되어지고 점점 표정을 잃어가고 있다. 구어로 의사표현은 “으~~”,“흐흐흐” 정도만을 표현한다.

기분좋다. 배고프다. 강당에 가자. 쉬고싶다.를 몸짓언어로 표현하는 장면

(2) 교육 환경

광역시 소재 특수학교

(3) 지도한 몸짓언어 표현 방법
몸짓언어 및 사진 표현 및 지도
좋다 점심시간에 지훈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준 뒤 지훈이가 웃고 있는 상황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 “좋아”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준다. 소근육 움직임이 어려워 엄지손가락을 들어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 손을 들어 손바닥을 보여주는 하이파이브로 대체하여 지도한다. 점심시간에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지훈이가 먼저 하이파이브하는 모션을 취한다. 또래 친구들도 지훈이가 좋아하는 모습에 자신들의 핸드폰으로 지훈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주고 지훈이에게 “좋아”라는 모션을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싫다 지훈이가 싫어하는 반찬이 나왔을 때, 지훈이가 그만 먹고 싶은 상황에서 그전엔 “으으으~”라고 소리를 내며 짜증을 내었다. 해당 상황에서 손으로 몸을 가로지르며 밀어내는 행동을 취하며 “싫다”라고 몸짓언어를 사용하도록 지도하였고 후에 점심시간뿐만 아니라 놀이 활동에서도 자신이 하기 싫을 땐 교사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밀어내어 “싫다”를 표현했다.

 

2) 자폐성장애 학생(예진)에 대한 지도 사례

(1) 대상학생

예진(가명)이는 자폐성장애 1급으로 특수학교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다. 옆 사람의 어깨를 계속 토닥이며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주길 바라며 배가 고플 땐 급식실로 교사를 끌고 가는 버릇이 있다. 구어로 의사표현이 전혀 되지 않으며 “어어어~”, “아니” 정도의 발화만을 한다.

(2) 교육 환경

광역시 소재 특수학교

(3) 지도한 몸짓언어 표현 방법
몸짓언어 및 사진 표현 및 지도
배고프다 예진이는 배가 고프면 교사를 급식실로 끌고 가는 습관이 있었다. 예진이가 급식실로 교사를 끌고 갈 때 교사가 배가 고파하는 표정을 지으며 배를 잡으며 허리를 살짝 구부리고 따라하도록 지도했다. 급식실로 교사를 끌고 갈 때마다 반복적으로 지도하고 또 예진이의 손을 잡고 예진이의 배에 가져다 대고 따라하도록 했다. 2달여 반복 한 결과 예진이가 급식실로 데려가며 손을 배에 대는 시늉을 했다. 현재는 급식실로 데려가지 않고 배에 대는 시늉을 하도록 지도 중으로 점차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안돼, 힘들다, 미안해 3분에 1번꼴로 옆 사람의 어깨를 계속해서 토닥인다. 짝꿍인 친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하며 예진이와 짝이 되는 걸 또래 학생들이 기피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다. 예진이가 그런 행동을 할 때마다 “안돼”라고 두 팔을 가슴 앞에서 교차하여 ×자를 만들어 보여줬다. 예진이가 계속해서 어깨를 토닥이자 친구를 가리키며 큰 숨과 함께 고개를 떨구며 친구가 “힘들다”라고 이야기해준다. 예진이가 어깨를 토닥일 때마다 “안돼”와 “힘들다”를 반복하여 알려줬다. 친구에게 두 손을 가슴 앞에서 모으는 “미안해”를 알려주고 사과하도록 지도했다. 학급 친구들도 이러한 몸짓언어를 익혀 예진이에게 사용하고 “안돼”라고 친구들이 몸짓언어로 이야기해주면 예진이도 행동을 멈췄다. 그리고 교사의 도움을 받아 예진이도 “미안해”를 표현했다.

 

3) 지적장애 학생(태현)에 대한 지도 사례

(1) 대상학생

태현(가명)이는 지적장애 1급으로 특수학교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다. 의사소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나 학생의 발음이 분명하지 않아 대화 상대자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자발화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또한 특수학급에 다니던 어린시절 어눌한 발음으로 또래 학생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아 구어로 자발화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고 구어를 반복적으로 따라 하도록 지도하면 짜증을 내는 학생이다. 또한, 비만 학생으로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어하며 쉬고싶어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구어로 의사표현은 “엄마”, “학교”, “버스”, “과자”, “라면”, “밥”, “아니” 정도만을 표현한다. 태현이는 몸짓언어를 구어와 함께 사용하여 발화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보조하는 역할로 사용하였고, 구화발달을 촉진하고 구화를 통한 자신감을 향상시키고자 했다.

(2) 교육 환경

광역시 소재 특수학교

(3) 지도한 몸짓언어 표현 방법
몸짓언어 및 사진 표현 및 지도
강당 태현이는 강당을 좋아한다. 하지만 강당이라는 단어를 말하지 못하여 늘 답답해하고 짜증이 늘었다. 강당에 대한 몸짓언어를 찾을 수 없어서 자의적으로 만들었다. 강당이 교실 위층에 위치하여 있어서 ‘공’+‘위’를 만들어 표현하고 “강당”이라고 함께 말하도록 지도했다. 한번 알려주니 태현이는 강당에 가고 싶을 때마다 ‘공’+‘위’를 표현하며 “앙앙”이라고 발화했다. 해당 단어가 직관적인 단어가 아니므로 가정에서 어머님이 이해하기 어려워하셨다. 해당 단어에 대한 공용 몸짓언어가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쉬다 태현이는 자발화가 되지 않고 사용 가능한 단어가 10개 미만이다. 또한 발음이 어눌하여 상대가 이해하기 힘들어하면 짜증 내고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수업시간에도 이해하기 어렵거나 몸이 안 좋으면 짜증을 내며 엎드리고 삐지는 행동을 했다. 태현이에게 두 손의 손바닥이 동시에 아래로 내리도록 하면 쉴 수 있다고 일러주고 힘들면 해당 몸짓언어를 사용하며 “쉬어”라고 발화하도록 지도했다. 발화에 자신이 없어서 그동안 이야기하지 않았던 태현이가 해당 몸짓언어를 알려주니 몸짓언어와 함께 “시”라고 이야기하였고, 해당 말을 하면 쉬도록 지도했다.

 

 

 

모두가 행복한 수업

개별화교육과 누리과정 연계방안

몸짓언어 활용 사례

자기결정과 프로젝트 수업


현장특수교육 가을호 제23권

  • 01 프롤로그
  • 02 오픈인터뷰
  • 03 모두가 행복한 수업
  • 04 화제의 특수교사
  • 05 현장투어
  • 06 톡톡Talk
  • 07 스페셜테마
  • 08 차 한잔을 마시며
  • 09 월드리포트
  • 10 청렴운동실적
  • 11 스토리+
  • 12 여가+
  • 13 돋보기
  • 14 특수교육동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