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포트 - 문화예술교육이라 쓰고 학교-지역사회 협력이라 읽는다 - 독일 장애학생 문화예술교육에서 학교: 지역사회 협력이 갖는 중요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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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2021 AUTUMN
제28권 3호
(vol. 123)
월드 리포트

문화예술교육이라
쓰고 학교-지역사회
협력이라 읽는다 독일 장애학생
문화예술교육에서
학교: 지역사회 협력이
갖는 중요성

민 세 리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재활특수교육학 박사과정)
올해 한국 최초 문화예술 중점 특수학교인 대구예아람학교가 개교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장애학생들이 학교에서 문화예술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우면서도, 동시에 졸업생들의 진로가 어떻게 될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조금 앞선다. 독일에는 문화예술 중점 특수학교가 없다. 그런데도 장애학생이 문화예술적 역량을 발휘하여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는 사례가 한국보다 많은 편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배경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긴밀한 협력을 손꼽을 수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문화예술기관) 간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통해 장애학생이 자신의 문화예술적 흥미와 재능을 발견하고, 졸업 후에도 자신의 역량을 펼칠 기회가 다양한 곳이 바로 독일이다.

독일 문화예술교육의 이상과 현실

독일 연방교육부는 문화예술교육(Kulturelle Bildung)을 교육의 기회균등 실현을 위한 핵심 요소로 간주하며, 특히 사회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의 문화예술 프로그램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교사 부족현상 속 특히 초등학교와 특수학교를 중심으로 문화예술교육 분야, 즉 예체능 전문교사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예체능 교과의 절반 이상을 비전공 교사(대학에서 예체능을 전공하지 않은 교사)가 가르치는 실정이다. 일례로 음악교사의 경우를 보더라도 독일 전역 초등학교에 2만 명 이상의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교육 현실에서 독일이 더욱 주력하는 부분이 바로 학교와 외부기관 및 지역사회 간의 협력 구축이다. 장애학생의 문화예술교육 실현을 위해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학교 차원에서 구현되는 협력 상황을 몇 가지 예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후원기관은 지역 교육동맹에 지원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운동단체는 지역 교육동맹의 일부로서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실행한다. 그리고 지역 교육동맹은 후원기관이나 운동 단체에 속하는 교육기관이나 기타 기관(학교, 청소년청, 음악/미술/댄스 <그림 1> ‘문화를 통해 강해진다’의 협력 네트워크


연방정부 차원의 사업

독일 연방정부는 2013년부터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 중 최대 규모인 ‘문화를 통해 강해진다(Kultur macht stark)’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전역의 지역사회 교육기관들이 일종의 교육동맹(Bündnis für Bildung)을 이루어, 사회 소외계층 아동 · 청소년(장애아동 포함)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음악, 미술, 춤, 연극, 서커스, 영화, 문학, 문해력 및 언어능력 발달지원, 컴퓨터 게임, 디지털 미디어, 일상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정규 수업시간 외 학교나 학교 밖에서 실시된다. 지금까지 1만 3천 개 이상의 지역기관이 협력하는 가운데 3만 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실시되었다. 그간 괄목할 만한 성과로는 협력교육기관의 90% 기관에서 평소 문화 예술교육에 접근이 불가능했던 아동·청소년(장애학생 포함)이 참여했고, 80% 기관에서는 자원봉사자(문화예술교육 분야전문가)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장애가 있는 아동 · 청소년을 지원하는 경우 협력교육기관은 장애에 따른 추가 비용을 지원받게 된다.

주정부 차원의 사업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는 2015년부터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모든 아동에게 악기와 춤 그리고 노래를(Jedem Kind Instrumente, Tanzen und Singen, 이하 JeKit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가하는 학교는 악기나 춤 또는 노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외부 파트너와 함께 그에 상응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JeKits 첫해는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악기, 춤, 노래와 관련한 기초 경험을 전달한다. 수업은 학교교사와 외부 파트너가 협력하여 일주일에 1회 실시되며,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므로 수업 참가는 의무이며 수업료는 없다. JeKits 두 번째 해에 2학년 학생들은 전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오케스트라, 댄스 앙상블, 합창단 식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형태의 교육을 받는다. 수업은 외부 파트너의 주도로 일주일에 2회 실시된다. 수업 참가는 선택 사항이며 약 25유로의 월회비가 있다.
지금까지 천 곳 이상의 학교에서 7만 8천 명 이상의 학생들이 JeKits에 참여했다. 올해부터는 지원 대상이 확대되어 초등학교와 특수학교의 3학년 이상도 JeKits에 계속 참여할 수 있다.
<사진 1> ‘모든 아동에게 악기와 춤 그리고 노래를(JeKits)’ 홈페이지 화면


학교 차원의 프로젝트

가우 오던하임 초등학교(Grundschule Gau-Odernheim)는 외부 음악교육기관과 협력하여 음악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학생은 자신이 원하는 악기를 하나씩 가지고 수업에 참여한다.
이 학교는 지난 10년간의 수업 경험을 통해 현악기가 관악기나 타악기에 비해 그룹 지도에 훨씬 용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현재 학생들에게 현악기(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를 제공하여 가르친다. 음악수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1학년 : 계명창법 및 음악리듬 관련 기본 수업, 일주일 1회 실시, 수업 참여는 의무
  • 2학년 이상 : 현악기 수업, 일주일 2~3회 실시, 수업참여는 선택, 수업료는 25유로(악기 대여비 포함)
  • 수업 구성 : 대그룹수업(오케스트라 수업, 초급/중급/고급반으로 구성) + 소그룹수업(악기별 수업) + 개별 연습 시간

현악기 수업은 2학년 이상의 학생들이 연령과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다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현재 자폐성장애, 지적장애 등 다양한 장애가 있는 학생들도 현악기 수업에 재미를 느끼며 적극 참여한다고 학교장은 말한다.
<사진 2> 가우 오던하임 초등학교에서 음악강사와 학생들이 함께 연주하는 모습


장애학생이 문화예술 분야에 취업한 성공 사례

중도시각장애와 학습장애가 있는 휴(Hieu, 27세)는 2012년부터 베를린의 람바짬바(RambaZamba)에서 활동하는 배우 겸 댄서이자 뮤지션이다. 휴는 특수학교 재학 시절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연기에 재미를 느꼈고, 장애인 전문 극단에서 약 4주간 실습을 하며 자신의 끼와 재능을 확인했다. 그리고 부모님과 극단 식구들의 지지를 통해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휴는 현재 일주일에 5일 매일 7시간씩 람바짬바에서 연기 훈련을 하고 정규적으로 공연을 펼치는 전문배우이다.
참고로 람바짬바는 지체장애 및 지적장애인으로 구성된 극단으로, 1990년에 창립된 이후 꾸준한 호응을 받으며 매년 다채롭고 창의적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약 30명의 장애인이 정식 고용되어 활동한다. 람바짬바는 장애인 예술가를 위한 교육복지 기반이 잘 갖춰져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가령 소속 예술가를 위한 출퇴근 버스를 운영하고, 현장에 활동 보조인들이 배치되어 장애인을 일대일 지원한다. 독일에는 이러한 장애인 전문 예술기관 내지 사회통합형 예술기관, 나아가 장애인이 문화예술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장애인 작업장과 사회적 기업이 다양하게 발달해 있다.
<사진 3> 올해 8월 람바짬바에서 개최되는 페스티벌 홍보물 속의 휴(왼쪽 여성).


가우 오던하임 초등학교의 성공적인 협력 노하우
첫째, 음악수업을 위한 별도의 교실과 악기 보관 장소를 제공한다. 학교는 음악수업을 위한 별도의 교실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악기와 각종 장비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수납장과 그랜드 피아노를 설치하고, 나아가 학생들이 종이 악보 대신 태블릿으로 악보를 보고 연습하도록 디지털 장비를 구비했다.
둘째, 학교-협력 파트너 간의 신뢰를 형성하였다. 학교는 협력 파트너가 수업 준비 차원에서 학교를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도록 파트너에게 학교 열쇠를 주었다. 이는 서로를 향한 신뢰를 전제로 하며, 학교는 협력 파트너가 학교의 일원임을 강조하고, 협력 파트너는 강한 소속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학교-지역사회 협력은 장애학생 문화예술교육의 핵심

독일의 문화예술교육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협력 관계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학교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전제로 하지만,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지역구성원들의 관심과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육은 학교 그 이상이다(Bildung ist mehr als Schule)”라는 말이 있다.
문화예술교육이야말로 학교 그 이상이다. 그리고 교육적 협력 없이는 성취 불가능한 일이다. 향후 대구예아람학교 졸업생들 같이 문화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장애 청년들이 지역사회로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독일의 예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자료출처
  • deutsches-schulportal.de/konzepte/aufbauender-musikunterrichterfolgreiche-kooperation-im-ganztag/
  • rambazamba-theater.de/
  • www.buendnisse-fuer-bildung.de/
  • www. bmbf.de/bmbf/de/bildung/kulturelle-bildung/kulturmacht-stark/
  • www. faz.net/aktuell/feuilleton/debatten/musiklehrer-mangelan-den-grundschulen-in-deutschland-16674272.html
  • www.jekits.de/das-programm/ueberblick/

  • 그림1 : www.kulturmachtstark-sh.de/kultur-macht-stark/
  • 사진1 : www.jekits.de/das-programm/ueberblick/
  • 사진2 : deutsches-schulportal.de/konzepte/aufbauendermusikunterricht-erfolgreiche-kooperation-im-ganztag/
  • 사진3 : rambazamba-theater.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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