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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학교에 배치된 학습장애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교육 실태 및 지원 방안

 

 

좌담회 토론자 단체사진

 

장 소 국립특수교육원 아산청사 2층 대회의실 일 시 2015. 2. 23.(월) 14:00~16:00
진행자 노선옥(국립특수교육원 교육과정교과서팀 과장)
토론자 김윤옥(공주교육대학교 교수) 서선진(건양대학교 교수) 백진희(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 교사) 박미경(은평중학교 교사)

 

 

노선옥, 국립특수교육원 교육과정교과서팀 과장 이야기하는 모습

 

노선옥 이번 호의 토론주제는 일반학교에 배치된 학습장애 특수교 육대상학생(이하 학습장애학생)의 교육 실태 및 지원 방안입니다. 이 에 대해 박선생님, 백선생님께서 먼저 현장의 실태나 지원이 필요한 점 등을 말씀해 주시고, 그에 따른 개선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좋 겠습니다.

 

박미경 현장에서 제일 큰 어려움은 학부모님들께서 학습장애를 지 닌 자녀가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는 것을 꺼릴 뿐만 아니라 학습장 애 학생 또한 특수학습에서 교육받기를 원하지 않는 점입니다. 일각에 서는 학습장애 학생이 전체 학생의 몇 %에 이른다는 말들이 설왕설래 하지만, 실제 일반학교에서 학습장애 특수교육대상자를 만나기란 쉽 지 않습니다.

 

왼쪽부터 백진희 서울교육대학부설초등학교 교사, 김윤옥 공주교육대학교 교수, 노선옥 국립특수교육원 교육과정 교과서팀 과장, 서선진 건양대학교 교수, 박미경 은평중학교  교사

 

백진희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학습장애 영역이 정신지체처럼 지능 이 낮아 모든 면에서 지원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게다가 지체장애처럼 외부로 드러나는 장애가 아니기 때문에 부모들이 자녀의 장애진단 받 는 일을 더욱 꺼리시는 것 같습니다.

 

김윤옥 공주교육대학교 교수백진희 서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백진희 교사

 

노선옥 두 분 선생님께서 학습장애 특수교육대상자 선정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이런 문제가 발 생할까요? 또, 외국의 동향은 어떤지 말씀해 주세요.

 

김윤옥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근본적으로 학습장애 학생의 개별적인 교육 요구를 지원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 으로 보입니다. 학습장애 진단을 받는 이유는 그에 적합한 교육을 받기 위함인데 실상 그렇지 못하다면 굳이 진단을 받 을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미국의 경우는, 학습장애로 판별되는 학생에게 개별화된 맞춤식 교육지원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부모들이 자녀의 학습장애 판별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아이가 경계선 지능이거나 정서행동장애임에도 학습장애로 진단받 길 원하지요. 특히, 학습장애는 전반적인 삶의 영역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부모들이 매우 선호하는 진단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선옥 학습장애 특수교육대상자의 출현율이 조사된 바가 있는지요?

 

서선진 우리나라의 학습장애 출현율 전수조사는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진행한 특수교육 실태조사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학습장애 특수교육대상자의 출현율 수치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인데, 그 원인은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들은 사교육 등을 통해 자녀의 학습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습장애라는 명칭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김윤옥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학부모들이 정신지체 진단은 거부하지만 학습장애 진단을 받으면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 이유는 학습장애는 삶의 다양한 경험에서 소외되지 않으면서도 읽기나 쓰기와 같은 특정영역에만 장애가 있는 신비함 때문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반대로 정신지체 진단을 선호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학습장애 학생 출현율은 학령기 인구의 5% 이내라고 추정합니다. 제가 미국에서 공부하던 당시 책을 통해 확인한 수치는 전체 학습장애 학생들이 특수교육대상자의 52%였는데, 이는 전체 학령기 인구의 5%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한다 하면 거의 학습장애 영역을 공부한다고 할 정도입니다.

 

김윤옥 우리나라 부모들이 어느 정도로 학습장애로 특수교육대상자 진단을 받기 싫어하는 지 일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난독증 문제가 대두되면서 부모들은 난독증을 가진 자신의 자녀가 왜 학습장애로 진단되어 특수교육대상자가 되어야 하는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수교육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부모들이 난독증을 가진 자녀 교육에 대단히 헌신적이라는 사실은, 2014년에 한국학습장애학회가 제작하여 실시한 난독증 선별 검사 시 난독증 또는 난독위험군이라고 선별된 학생 중 13%가, 교육청에서 실시한 평가에서는 읽기부진으로 진단되지 않았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난독증으로 선별된 학생의 부모들이 스스로 고전분투하거나 병원이나 전문가 등을 찾아다니며 학생의 난독증 완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노선옥 이처럼 부모들이 학습장애 진단을 거부하는 가운데에도 '14 년 특수교육 통계를 보면 전국적으로 3천 여 명의 학생들이 학습장애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배치되었습니다. 이 학생들의 적절한 교육지 원을 위한 당면과제는 무엇일까요?

 

박미경 은평중학교 교사서선진 건양대학교 교수

 

백진희 학습장애 학생의 교육지원을 누가 담당할 것인지에 대한 부 분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재-반응 모델을 적용할 경 우 과연 그 절차를 특수교사가 할 것인지 아니면 통합학급 교사나 제3 의 누군가가 담당할 것인지에 대한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박미경 최근 일반교육에서 학습부진 학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각 학교로 학습상담사를 파견하여 학 습부진 학생을 집중 지원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그분들이 중재-반응 모델을 적용하고 담당하는 사람처럼 되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중재-반응모델은 먼저 학생들이 과학적으로 타당한 수업 을 받은 후 평가를 실시하여, 향상이 없거나 낮은 학생을 대상으로 더 집중적인 수업을 실시하고, 그래도 반응하지 않는 학생들을 학습장애로 진단하는 모델입니다. 이러다 보니 사실 특수교육 영역에서 학습장애를 지원해야 하는데, 학교현장에서는 학습장애를 지닌 학생까지도 학습부 진으로 명명되어 학습상담사의 지원을 받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따라서 누가 중재의 책임자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선진 중재-반응모델의 1단계는 일반학급에서 담임선생님이 담당하시잖아요. 그리고 2단계는 말씀하신 학습클리닉 선생님이 담당하고, 2단계에서도 반응하지 않으면 특수교사가 중재하도록 해 놓았는데, 2단계를 중재할 수 있는 인력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게 문제입니다. 또 그 인력들이 실제로 학생들을 제대로 중재할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점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박미경 학습장애로 선정된 학생을 가르칠 때 당면하는 어려움 중의 하나는 학습된 무기력입니다. 이 학생들은 "저는 해도 안 돼요"라고 말하며, 학습을 회피하기 때문에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백진희 초등학교도 비슷한 것 같아요. 고학년 시기에 특수학급으로 오면 굉장히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은 후이고, 그 과정에서 교사나 부모님들한테 야단도 많이 맞았을 것입니다. 자리에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 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좀 안정시키고 학급에서 친구들과 하루를 잘 보낼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학습전략은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미국처럼 체계적으로 이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윤옥 두 분 선생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학생들의 정서 자체가 매우 불안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나도 할 수 있다. 가능성이 있다'는 자신감을 길러주는, 합리적 정서훈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박미경 지금 현안과제 중 하나는 학교 내에 학습장애 전문가를 배치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내에 읽기장애 전문가가 있을 경우 읽기장애 학생이 그 전문가에게 가면 되는데, 그게 어려워서 지금은 특수학급으로 가거든요. 물론 특수학급 교사가 특수교육 전공자이기 때문에 가르칠 수는 있으나 학급의 여건이 지적장애학생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학습장애를 전문적으로 지원해 주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학습장애 영역별로 최소한 읽기장애 전문가, 수학장애 전문가 정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어렵다면 두 사람 중 어느 한사람이라도 일반학교로 배치되면 정말 좋겠고, 그것도 어려우면 특수교육지원센터에 한명씩만 배치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학습장애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는 도움을 못 받더라도 방학이나 방과 후 등의 시간을 활용해서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조금씩 그런 체제를 갖춰가는 것이 학습장애 학생을 지원하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서선진 전문가도 당연히 있어야겠지만, 사실은 교육과정 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습 장애 학생에게 필요한 기초학력부터 어떤 방식으로 가르쳐 야 할 것인지 내용을 과제분석해서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 야 합니다. 학습장애 학생은 공통교육과정 즉 일반교육과정과 기본교육 과정 그 중간쯤의 내용으로 도움이 필요한데, 그걸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중간에 해당하는 내용 자체 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린 아이가 있습니다만, 초등학 교 교과서 내용을 보면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지식들이 있잖 아요. 그런데 별도의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은 그 교과서만 으로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결국은 교사가 그것을 채워줘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현실적으로 너무 힘이 들지요. 그렇기 때문에 교육과정적인 측면에서 체계화된 내용을 제시 해 주고, 읽기나 쓰기 지도 내용을 세분화 한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박미경 학교로 배달되는 수많은 자료들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수도 필요합니다. 자료들은 계속 만들어지는데, 학교 현장에서 그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라는 안내서나 지침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백진희 그 부분은 초등학교도 비슷합니다. 요즘은 학습에만 관심을 두는 게 아니라서 정서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활용하 는 방법 안내도 매우 필요합니다. 복지관이나 그와 비슷한 시 설들은 지적장애 학생에게만 치우친 경향이 있고, 사설기관이 나 정신과 등의 기관은 비용이 높기 때문에 부모님께 권해 드 리기가 부담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마땅한 곳이 없더라고요. 그 대안으로, 특수교육지원센터 등에서 순회교사가 지원해 주 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지원을 위해 다 양한 방법을 고려해 봐야 할 때입니다.

 

서선진 일반교사가 이러한 정서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연 수 기회를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반교사에게 학습장 애 학생 지도 전략을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학생들 의 정서적인 어려움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윤옥 좀 다른 측면으로, 학교 내 교육과정 운영면을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사들이 학교별 재량시간을 많이 활용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일선 학교에서 는 재량시간을 주로 국가시책이나 해당학교에서 전교생을 대 상으로 중점 추진하는 교육 시간으로 활용하고, 담임교사 등 교사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전체의 25% 이내라고 합니다. 따라서 학습장애 학생의 보충학습을 실시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게 되지요.

 

노선옥 장시간 동안 논의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내용들이 현장특수교육으로 발간되면 보다 많은 분들께서 학 습장애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고민을 나누게 되실 것이라 믿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현장특수교육 여름호 제21권

  • 01 프롤로그
  • 02 오픈컬럼
  • 03 스페셜테마
  • 04 톡톡Talk
  • 05 지상수업
  • 06 현장투어
  • 07 차 한잔을 마시며
  • 08 돋보기
  • 09 월드리포트
  • 10 행복우체통
  • 11 특수교육 Q&A
  • 12 특수교육교육원 도서관
  • 13 특수교육 동정
  • 14 우리원 연수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