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이 기준(基準)이 되는 세상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장애인이 기준이 되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가족들과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해 보면, 여행 계획을 세울 때에서부터 여행지에 머무르는 모든 과정 속에서 가장 우선시 여기는 것이 함께 하는 가족 중에 몸이 불편하거나 연로한 분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 분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배려와 보살핌을 아끼지 않는 것이 가족의 마음입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도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 중에 몸이 불편한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연로한 사람도 있을 수 있듯이 학교에서는 특수교육을 받아야 하는 학생이 있고,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학생이 있습니다. 이 모든 학생들이 다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는 이 학생들이 교육 활동의 중심에 와야 하고, 교육활동을 선택할 때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국가 정책을 추진할 때도 이러한 철학을 갖고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사회기반시설을 갖추거나 도시건설에 필요한 건축물을 설계할 때에 건강하고 튼튼한 사람의 접근성을 고려하기보다는 몸이 불편하고 장애가 있는 사람의 눈높이로 도시환경을 설계한다면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모든 정책에 장애인이 기준이 되어야 하는 근본 이유입니다. 한 국가의 발전 수준이 어느 단계에 도달하였는가를 논할 때에, 장애인에 대한 지원 인프라가 얼마나 잘 갖추어졌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서 국내총생산비(GDP) 대비 사회복지예산 비율을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그 예일 것입니다.
교육을 하는 선생님과 교육을 받는 학생 전체가 특수교육을 받아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살피고 배려하는 인식과 문화를 배워 가는 것 또한 성숙한 인간을 만드는 중요한 교육내용입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과 불의의 사고로 장애가 생긴 모든 사람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행복할 수 있도록 교육이 앞에서 끌고, 사회 전체가 뒤에서 밀어주는 체계적인 지원망을 갖추어 가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교육부는 특수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1997년부터 5개년 단위로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습니다. 1차 계획(1997~2001)에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특수교육의 모형을 정립하였고, 2차(2003~2007년)와 3차(2008~2012)에 걸쳐 특수교육의 책무성 강화와 장애인의 자아실현·사회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제4차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에서는 장애 학생의 능동적인 사회 참여와 맞춤형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국민이라면 한 사람도 제외되지 않고 질 높은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영아기 때부터 유·초·중·고등교육을 거쳐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 개개인의 발달 단계와 장애정도를 고려한 특수교육 교수·학습 자료 및 교육서비스의 개발·보급, 특수학교·학급의 신·증설, 장애학생 인권보호 및 장애인식개선 사업 확대, 체계적인 진로·직업교육 및 취업 지원 확대 등은 이러한 비전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특수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장애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 사회 참여를 통해 취업과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장애인의 취업·창업은 경제 논리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삶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고, 자아존중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찾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취업·창업의 기반이 마련되고,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교육부가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장애학생 취업·창업 교육 강화 방안」은 이러한 의지의 연장선 상에 있습니다. 「장애학생 취업·창업 교육 강화 방안」에서는 장애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꿈과 끼를 개발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취업·창업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특수학교 학교기업 확대 및 직업교육전문기관의 위탁교육 신설 등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장애학생들이 사회 진출과 일자리 확대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기적'이라는 칭호를 받는 헬렌켈러에게 앤 설리번(Anne Sulivan) 선생님이 계셨듯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장애학생들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 주고 계신 특수교육 선생님들은 교육에서 또 다른 기적을 만드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교육 하나에 모든 헌신과 노력을 다하시는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존경과 감사를 올립니다.
대한민국 정부도 장애인이 기준(基準)이 되는 세상에서, 모두가 행복한 그 날까지 특수교육 가족 여러분과 함께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