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세리 베를린훔볼트대학교 재활특수교육학 박사과정
2001년 국내에 신설된 특수교육지원센터는 특수교육 대상자의 조기발견, 진단 · 평가, 특수교육 관련서비스(상담지원, 가족지원, 치료지원, 지원인력 배치, 보조공학기기 지원, 학습보조기기 지원 등), 순회교육 등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시·도 교육청, 하급 교육행정기관이나 특수학교, 특수학급이 설치된 일반 초·중· 고등학교 등에 설치되어 있다(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11조).
독일의 경우 1990년대 중반 기존의 특수학교(Sonderschule)가 지원학교(Förderschule)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이후 지원학교를 중심으로 특수교육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시스템이 정착했다.
독일 특수교육지원센터의 기능과 역할은 우리나라와 대체로 유사하지만 분명한 차이점도 있다. 게다가 독일은 독자성이 강한 16개 연방주로 구성되어 있어 특수교육지원센터의 기능과 역할이 주별로도 상이하다. 본 글에서는 바이에른주 모델을 중심으로 독일 특수교육지원센터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겠다.
독일 특수교육지원센터를 조명하기 앞서, 우리나라의 ‘특수 학교’라는 용어가 독일에서 정확히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독일에는 과거 보조학교, 특수학교 같은 용어가 사용되었으나, 이러한 명칭이 장애학생을 사회에서 분리된 대상으로 낙인찍는 차별적 성격이 강하다는 문제가 대두되었다. 그 결과 90년대 중반 대다수의 연방주는 장애학생의 ‘특수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적 지원을 강조하는 지원학교 또는 특수교육지원중점학교와 같은 용어로 변경되었다. 2000년 이후 연방주들은 지원학교의 기능과 역할을 확장해 새로운 용어를 정립 시켰는데, 대표적으로 지원센터, 특수교육지원센터, 특수교육 상담센터 등이 있다. 참고로 <표1>은 연방주 마다 채택된 ‘특수학교’ 관련 용어가 얼마나 상이한 지를 보여준다.
<표1> 독일 일부 연방주에서 통용되는 특수학교 관련 용어
한마디로 정리하면, 독일 대부분의 연방주는 과거 특수학교를 지원학교라는 명칭으로 바꾸고, 지원학교의 기능과 역할을 확장하여 특수교육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바이에른주 경우 모든 지원학교가 지원센터 또는 특수교육지원센터로 전환되어 운영 중이다.
바이에른주에는 지원센터와 특수교육지원센터가 있다.
지원센터는 총 7가지 지원영역(학습/언어/정서·행동 발달/지적 발달/청각/시각/신체 발달) 중 단일 영역을 전문으로 하는 특수교육 운영기관이다. 특수교육지원센터는 3가지 지원영역 (학습+언어+정서·행동발달)을 통합으로 운영하는 특수교육 기관이다. 지원센터와 특수교육지원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지원학교 역할을 그대로 수행하면서 추가로 ‘순회 특수교육서비스(Mobiler Sonderpädagogischer Dienst, 이하 MSD)’ 지원을 통해 완전통합교육을 도모한다는 데 있다. MSD의 역할은 학생 진단, 교육 및 지원, 교사·학부모·학생 대상 상담지원, 특수교육지원 연계 및 협력, 교사연수 실시 등으로 규정되어 있다(바이에른주 교육법 제21조 1항).
<그림1> 바이에른주 교육청 홈페이지의 MSD 관련 화면
현재 바이에른주에는 다양한 통합교육모델이 실행되고 있는데, 이때 MSD 지원이 이루어지는 모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반학교에 설치된 협력학급(Kooperationsklasse)에는 전체 학생 중 3~5명이 특수교육 대상자이고, 완전통합교육이 실시된다. 모든 수업은 일반교사가 진행하되, 추가적으로 MSD 지원이 이루어진다. MSD 교사는 상담지원을 위해 주기적으로 학교를 방문하거나, 일반교사가 수업진행에 어려움이 클 경우 MSD 교사가 하루에 몇 시간씩 일반교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
하거나, 협력학급에서 학생을 일대일 지원한다.
둘째, 특수학교 학급과 일반학교 학급은 서로 파트너 학급(Partnerklasse)이 되어 상대방의 학교(일반학교 또는 특수학교)에서 정규적으로 함께 교육을 받는 통합교육이 실시된다. 이 경우 별도의 MSD 지원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셋째, 협력학급과는 달리, 일반학교 통합학급에 주로 경증장애학생 1~2명이 배치되어 완전통합교육을 받는 형태를 개별통합교육(Inklusion einzelner Schüler)이라고 하는데, 이때 학생 및 교사의 필요에 따라 MSD 지원이 이루어진다.
넷째, 바이에른주는 일반학교에 10명 이상의 특수교육 대상자가 완전통합교육을 받고, 특수교사가 배치되어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한 팀을 이룬 탄댐 학급 (Tandemklasse)을 통해 완전통합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에 소위 ‘통합 프로필이 있는 학교(Schule mit dem Profil Inklusion)’라는 타이틀을 선사한다. 이 경우에도 MSD 지원이 적극 이루어진다. 현재 바이에른주에는 약 500여 개 학교가 ‘통합 프로필이 있는 학교’로 지정되어 있다.
다섯째, 바이에른주에는 비장애학생도 입학 가능한 특수학교가 있고, 앞서 언급한 협력학급과 파트너학급을 통해 통합교육을 실현하는 특수학교도 많다. 이러한 학교는 통합형 특수학교 내지 ‘통합 프로필이 있는 특수학교’라고 불린다. 통합형 특수학교는 MSD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일반학교와 긴밀하게 협력한다.
<그림2> 바이에른주 통합교육 모델
이상 살펴본 바, 바이에른주의 지원센터 및 특수교육지원센터는 지원학교와 MSD 기능이 결합된 특수교육기관으로, MSD는 궁극적으로 일반학교의 완전통합교육을 실현하는 데에 목적이 있으며, 실제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통합교육 모델을 통해 통합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원학교 자체가 지원센터 또는 특수교육지원센터로 운영되기 때문에 MSD 담당자 모두 특수교사라는 특징이 있다.
게다가 바이에른주는 2011년부터 주립학교자문센터에 통합교육담당자(상담교사, 학교심리학자)들을 배치하여, 이들이 각 관할학교에 통합교육과 관련한 전반적인 상담지원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즉, 지원센터 및 특수교육지원센터 그리고 일반학교는 학교상담 내지 학교심리학을 전공한 통합교육담당자와 긴밀한 협력하며 통합교육을 실현해 나간다.
그런데 독일은 여전히 분리교육 성향이 강한 국가이다. 전체 특수교육 대상자 중 일반학교에 통합된 학생 비중이 여전히 45퍼센트에도 못 미친다. 학계와 정치계에는 유엔 장애인권리 협약 이행 차원에서 특수학교 폐지론이 우세하지만, 동시에 특수학교의 교육적 전문성과 가치를 강조하는 특수학교 찬성론 또한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독일 내 특수학교수는 서서히 줄어드는 추세지만(2012년 3,258개교, 2022년 2,795개교), 통합교육 요구가 갈수록 커지는 현 상황에서 특수교육지원센터의 MSD 기능은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독일 연방주들은 장애학생에 대한 차별을 줄이고자 ‘특수학교’ 용어를 다양한 이름으로 대체했다. 과연 이러한 노력이 장애학생에 대한 차별을 줄이는 데 이바지했을까? 대부분의 특수교육전문가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한다. 장애학생이 특수학교에 있든, 지원학교에 있든, 특수교육지원중점학교에 있든, 특수교육지원센터에 있든, 향후 용어가 또 어떻게 변하든, 장애학생이 비장애학생과 분리된 교육환경 속에 있는 한, 장애학생은 차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학생에 대한 차별은(적어도 제도적 차별은) 보다 많은 장애학생이 일반학교에서 완전통합교육을 받을 때만 줄어들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특수교육지원센터의 기능 및 역할 제고의 필요성이 제기되곤 한다. 예를 들어 일반학교에 파견된 순회교사가 장애학생을 다른 학생들로부터 분리해 일주일에 소수의 시간을 별도 교육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통합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본 글에 소개된 바이에른주의 특수교육지원센터 모델과 독일 특수교육 현황이, 우리나라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정체성뿐 아니라 통합교육의 본 취지를 재검토하고 통합교육과 특수학교 그리고 특수교육지원센터의 발전방향을 숙고하는 데 지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Bayerisches Staatsministerium für Unterricht und Kultus: https://www.km.bayern.de/lernen/schularten/foerderschulen/foerderschulformen
Inklusion und Schule: https://www.inklusion.schule.bayern.de/inklusion-allgemein/
Staatsinstitut für Schulqualität und Bildungsforschung München: https://www.isb.bayern.de/schularten/foerderschulen/msd/msd-konkret/
Statista: https://de.statista.com/statistik/daten/studie/235854/umfrage/foerderschulen-in-deutschland/
Wikipedia: https://de.wikipedia.org/wiki/F%C3%B6rderschule_(Deutschland)
그림1: https://www.isb.bayern.de/schularten/foerderschulen/ms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