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영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특수교육학 박사과정
삼 년 전, 오스틴(텍사스주)의 한 특수학교에서 교사를 시작할 때였다. 새로 임용된 교사들을 위한 연수가 진행되었는데,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부분이 바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교육이었다. 물론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은 이를 지도하기 위한 행동
중재 계획(Behavior Intervention Plan)이 마련되어 있었지만, 문제 행동이 보다 심각해져 학생과 교사 모두의 물리적 안전을 보
장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한 교육이었다. 연수 과정은 실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심각한 문제 행동들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학생이 교사의 신체 부위를 이로 물고 있는 상황이라면, 교사는 물린 신체 부위를 빼내려 하지 말고 오히
려 더 밀어 넣어야 한다. 그 후 바로 학생의 코를 막아 비강 호흡을 막고 구강 호흡을 유도시켜야 한다. 결국 학생은 숨을 쉬기 위
해 물기를 멈출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예로, 학생이 교사의 머리채를 잡았을 경우 교사는 재빨리 학생의 손을 잡아 움직이지 않도
록 통제한다. 그 후 바로 다른 교사에게 해당 학생의 눈을 가리도록 요청해야 한다. 눈이 안 보일 경우 학생은 시야 확보를 위해 머
리카락을 잡았던 손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 행동 예들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연구 과정 당시, 이러한 흔한, 하지만 심각한 문제 행동들에 대처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비공격적인 방법이 있다는 것에 신선한 충
격을 받았었다.
누구의
안전을 위한
격리와
제압인가?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들에게 학생과 교사 본인의 물리적 안전은 언제나 중
요한 이슈이다. 앞서 설명한 사례는 교육 환경 내의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좋은 예시이다. 즉 문
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적합한 방법으로 교사들이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안전교육 시스템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그러한 대처 방안을 교사들이 숙지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비
극적인 결과는 학생들 혹은 교사가 부상을 당하거나 심하게는 죽음에도 이르는 것이다.
학생들의 심각한 문제 행동을 중재할 가장 마지막 수단으로 격리 혹은 제압이 있다. 궁극적인 목적은
장애를 가진 학생 및 주변 사람들의 물리적 안전을 위한 전략이지만, 미국 특수교육 현장에서 이 목적
과는 다르게 쓰인 사례들이 있었다. 미국 감사원에 따르면, 2009년 공·사립 학교에서 일어난 격리 및
제압 사례에서 피해자들의 상당수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었다. 그 중 한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2002년 텍사스 주 한 특수학급에서 만 14세의 남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교육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일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해당 특수학급을 담당하였던 여 특
수교사는 남학생에게 과제를 내주었다. 하지만 남학생은 주어진 과제를 하지 않았고, 여 특수교사는
이에 대한 벌로 남학생의 점심 식사를 늦추었다. 그러나 남학생은 여전히 과제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문제 행동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여 특수교사는 제압을 시도하였다. 처음에
는 학생이 자리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학생의 몸을 감싸는 제압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제압에도 불
구하고 학생이 문제행동을 보이자 교사는 보다 강도가 높은 제압을 선택하였다. 해당 남학생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후 그 위에 서서 본인의 체중을 가한 것이다. 그런데 당시 여 특수교사의 체중은 104kg
이었던 반면, 남학생의 체중은 58kg에 불과했고, 결국 해당 남학생은 강한 압력을 받아 사망하였다.
이와 비슷한 여러 사례들이 나타나자 2009년 미 연방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격리 및 제압과
관련된 법 규정을 처음으로 의회에 발표하였다 (The Preventing Harmful Restraint and Seclusion
in School Act, H.R. 4247). 2012년 미 연방정부는 다시 정부 차원에서 격리 및 제압과 관련된 15가
지 규칙을 발표하였으며, 미국 각 주의 교육청 및 학교가 격리 및 제압 관련 규정을 제정할 시에 이 규
칙을 적용하여 제정할 것을 권고하였다. 15가지 규칙은 다음과 같다. (http://www2.ed.gov/policy/
seclusion/restraints-and-seclusion-resources.pdf).
1. 격리 혹은 제압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힘쓴다.
2. 학교측은 학생의 신체적 움직임을 제약할 수 있는 기계 혹은 약물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3. 물리적인 제압은 아래의 경우에 한해서만 사용될 수 있으며, 아래에 제시된 위험의 가능성이 사라졌을 경우 제압은 즉시 중지되어야 한다.
- 학생의 문제 행동이 학생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즉각적이고 심각한 물리적 해를 끼치려는 경우
- 다른 중재 방법들이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
4. 격리 및 제압과 관련된 규정은 장애를 가진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에게 적용되어야 한다.
5.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적절한 행동 중재는 계속 이루어져 한다.
6. 격리 및 제압이 학생의 체벌 도구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7. 격리 및 제압이 학생의 호흡을 제한하거나 학생에게 해를 가하는 방법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8. 교육 현장에서 격리 및 제압이 반복적으로 쓰이고 있다면 그 사례는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만약 해당 교사가 보다 긍정적인 행동 지원 계획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 위험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한 대처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9. 행동 전략 중 위험 행동에 따른 격리 및 제압이 필요하다면, 위험 행동의 근본적인 원인 혹은 기능도
함께 기록해야 한다.
10. 학교 내의 모든 교사는 물리적인 격리 및 제압을 대체할만한 적절하고 효과적인 행동 전략들을 주기적으로 교육받아야 한다. 또한 모든 교사는 즉각적이고 심각한 물리적 해를 입었을 때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안전한 격리 및 제압 기술을 교육받아야 한다.
11. 학생과 교사의 안전 및 행동 중재의 적절성을 위해 격리 및 제압을 쓴 모든 사건들은 면밀하고 지속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12. 부모들은 학교·정부·주 자치단체 차원의 격리·제압과 관련된 규정 및 정보를 전달 받아야 한다.
13. 특정 학생에게 격리 혹은 제압을 했다면, 학생의 부모에게 가능한 한 빨리 알려야 한다.
14. 격리 및 제압과 관련된 규정들은 주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하며 적절하게 수정되어야 한다.
15. 격리 및 제압과 관련된 규정은 각 사건이 서면으로 기록되어야 함을 명시해야 하며, 이 기록은 모든
교사 및 관계자들이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이러한 미국 정부의 격리 및 제압과 관련된 규칙이 발표 된 후, 2015년 3월 '학교건물은 얼마나 안전
할까? (How save is the schoolhouse?)'라는 주제로 미국 51개 주의 격리 및 제압과 관련된 법 및 규
정들을 분석한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51개 주 중 22주에서만 장애 학생이 즉각적
이고 심각한 물리적 해를 끼칠 경우에 한해서 해당 학생에게 제압을 사용해도 됨을 명시하였다. 격리
의 경우도 응급상황에서만 격리를 쓰도록 제한함으로써 장애 학생에게 격리 및 제압을 사용할 경우에
는 보다 엄격한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함을 명시하였다. 이와 달리 15주에서는 아무런 법적 제한 없
이 장애를 가진 학생에게 제압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었다.
장애인
안전을 위한
교육
미 연방 정부는 교사들이 장애학생들의 안전이 보장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문제 행동 중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교육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1. 효과가 증명된 전략들을 사용해야 하며, 장애를 가진 학생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안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2. 긍정적 행동 지원, 행동의 선행 사건 중재, 기능적 행동 진단, 단계적 축소 (de-escalation) 등 예방 중심의 안전한 방법을 쓴다.
3. 응급처치 및 심폐기능 소생법을 익힌다.
4. 주 차원의 격리·제압 규칙 및 규정을 숙지하고, 이와 관련된 자격증 및 정기적인 재교육이 요구된다.
물론 미국의 모든 주가 위의 4가지 교육 기준을 법 차원에서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
육기관과 비영리 단체를 중심으로 장애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교육 기준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관련 교육 이수 프로그램도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BCBA(Board of Certified
Behavior Analyst)자격증1)을 위한 교육과정 및 이수 기준이 최근에 수정되었는데, 가장 큰 변화는 윤
리교육과정의 이수·훈련의 기준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윤리교육과정 내에 명시된 장애인 안전
을 위한 교육도 강조되고 있다.
안전 교육의 직접적인 예로,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National Council for Behavioral Health(역 :
정신건강 협회)가 메릴랜드와 미주리 주 정부와 협력해서 미국 내에 Mental Health First Aid(역 : 정
신건강 응급처치)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http://www.mentalhealthfirstaid.org/cs/). 이 프로그
램은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포함한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심각한 문제 행동 혹은 응급 상황에 대
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45만 명의 관계자들을 교육시켰으며, 각
주마다 가까운 센터 혹은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개인이 그룹별로 혹은 개인별로 교육을 시키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미 연방 정부는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장애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정부 차원의
법과 규칙을 제시하였다. 물론 이러한 연방 정부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모든 주가 격리 및
제압의 정의와 행동 중재 방법, 안전교육에 있어서 일관된 양상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2009
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미국 연방 정부는 장애를 가진 학생 및 교육 환경 내에 있는 모든 사
람들의 안전을 위한 법적 장치 및 교육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은 주
정부 차원으로도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러한 노력이 교육청 차원으로, 학교차원에
올바르게 적용되어, 장애학생이 안전하게 교육받는 것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참고문헌
U.S. Department of Education (2012). Restrain and Seclusion : Resource Document. Retrieved from : http://www2.
ed.gov/policy/seclusion/restraints-and-seclusion-resources.pdf)
Butler, J. (2015) How save is the schoolhouse? : An analysis of State seclusion and restraint laws and policies. Retrieved
from : http://www.autcom.org/pdf/HowSafeSchoolhouse.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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