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수업
우리는 살아가며 사회의 다양한 상황과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게 하는 자기효능감이 필요하다. 자기효능감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학습자들은 새로운 상황이나 어려운 일이 닥쳐도 끈기 있게 과제를 지속하고, 도전적인 과제에도 주저하지 않는다(Bandura, 1977). 반면 자기효능감이 낮은 학습자는 불안감과 무력함을 크게 느끼고, 쉽게 포기하거나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스스로의 능력 밖이라고 생각되는 일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어려운 일보다는 쉬운 일만 선택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장애학생들은 학교를 졸업한 뒤 자신이 배운 것을 실제 상황에서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느낀다. 학령기 끝자락에서 사회로 진출하는 과정을 회피하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마을을 학교로, 학교를 마을로’라는 목표을 세우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과융합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도서관과 함께하는 수업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다양한 과제를 직접 경험하고, 그 속에서 크고 작은 실수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길 바랬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본 사람이 그 맛을 다시 찾듯, 학생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앞으로도 새로운 상황을 두려워
하지 않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길 바랐다.
교실 밖 꿈마중: 지역사회 연계 그림책 활용
교과융합 ‘꿈마중’ 프로젝트 수업 구성
외부 활동을 준비하며 먼저 교실 안에서 도서관 이용 예절과 도서 분류기호, 대출증 신청 방법 등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또, 도서관 안에서 그림책을 찾아 읽기 전 학교 도서관의 도서를 찾는 연습을 했다. 이렇게 학교 안에서 미리 학습한 덕분에 학생들은 외부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 자신감을 키웠고, 책을 찾지 못할 때는 도움을 요청하는 법도 익힐 수 있었다.
또한 담당 사서와 사전 협의를 하여 도서관의 협조를 구하고 일정을 조율했는데, 도서관 행사와 방문일이 겹칠 경우 학생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일정을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했다. 도서관에서 책 찾기 미션활동을 하기 전날 밤에는 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도서의 대여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상황에 따라 미션 도서를 수정해야 했다. 활동 당일에도 필요한 책이 대여될 수 있기에 미리 여분의 도서를 준비하기도 했다.
교실 밖 꿈마중: 버스타GO-우리 동네 탐방
매주 화요일에는 시내버스를 타고 원주의 이곳저곳을 몸으로 체험했다. 이른 더위가 시작된 어느 날, 원주시립도서관으로 향하는 첫 걸음은 쉽지 않았다. 일곱 살 이후로 시내버스를 타본 적이 없다는 쌍둥이 강이와 산이는 높은 버스 단차 앞에서 주저앉아 모두를 당황하게 했다. 간신히 버스를 오른 뒤에도, 산이는 달리는 버스 안에서 몇 번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서, 제자리에 앉아 있도록 지도해야 했다. 학교 버스에서는 늘 안정적으로 앉던 산이었기에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시내버스에 안전벨트가 있다면,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게 버스를 탈 수 있지 않을까?’이 고민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치 바꿀래’ 사회참여 활동으로 이어졌고, 아이들의 목소리를 모아 원주시에도 전달했다.
그 후로도 우리는 4월부터 11월의 화요일마다 버스를 타고 원주의 곳곳을 탐방했다. 맑은 날에도,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은 날에도, 눈이 내리는 날에도 그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때로는 실수도 했지만, 친구와 선생님과 함께한다는 용기가 아이들을 다시 일으켜세웠다. 2학기에는 동네 명소를 주제로 자신만의 핫플레이스를 소개하고 직접 찾아가는 활동을 했다. 원주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도 처음 가보는 곳들이 많다며 신기해했고,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친구를 더 잘 알게 되는 기분이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이제 스스로 목적지를 검색하고 찾아가는 데도 익숙해졌다. 한 친구는 여름방학에 문막에서 중앙시장으로 떡볶이를 먹으러 다녀왔다며 자랑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뿌듯함과 기쁨은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아이들의 작은 걸음 하나하나가 세상을 배우는 큰 발걸음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우리의 꿈마중 걸음을 계속해보려 한다.
사실 학생들은 언제나 반짝이는 눈빛으로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정말 장애물이 된 것은 학생도, 지역사회도 아닌,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의 걱정들이었다. 학생들이 한 걸음 더 안전하게 내딛을 수 있도록, 교사는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미리 그 다음 주 이용할 버스를 타고 지역을 탐방해야 했다. 또 매 순간 이 활동을 왜 해야 하는지, 각각의 학생들에게 무엇을 남겨주고자 하는지에 대해 답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보조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업 시간 외 교사가 활동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간은 실제 활동시간의 두세 배에 달했다. 그럼에도 이러한 과정을 함께 고민하고 실행해 줄 동료 교사가 있다는 사실이 큰 원동력이 되었다. 아이들의 작은 걸음 하나하나가 세상을 배우는 큰 발걸음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우리의 꿈마중 걸음을 계속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