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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행복

문화 속 공존

<이세계소년(異世界少年)>과
모두가 함께 자라는 교실

‘아동이 주인공인 영화는 왜 이렇게 적을까?’ 2022년 국내에서 제작된 단편영화 1,574편 중에서 아동이 주인공인 영화는 100편 남짓. 비율로는 6.3%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수치는 어쩌면 우리 사회가 아동의 이야기, 특히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동들의 삶에 얼마나 무심했는지를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은 오리지널 필름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 W- 송은주
  •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영화제 담당
  • P-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세상, 그 시작은 교실에서

오리지널 필름의 연출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김성호 감독에게 맡기기로 했다. 우린 김성호 감독과 함께 테마를 결정하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중 ‘장애아동이 기회를 가질 권리’라는 주제가 유독 우리 마음에 꼭 맞게 다가왔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의 수가 점점 늘어나는 반면, 장애·비장애아동 모두를 위한 통합교육은 여전히 부족한 현실을 다루어보고 싶었다.
사실 테마를 정하고 나서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메시지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는데, 서울의 한 초등학교 통합교실을 방문해 선생님과 아동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확신이 생기게 되었다. 우리의 메시지에 공감한 234명의 후원자들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힘을 보태주기도 했다. 그렇게 모두가 함께 만든 결과물이 바로 영화 <이세계소년(異世界少年)>이다.

통합교실에서 배운 것

<이세계소년(異世界少年)>은 자신이 외계에서 왔다며 사라져버린 발달장애아동 ‘지우’를 찾는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장애’에 대한 비장애아동과 어른의 시선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인 만큼 영화를 만들기 전 현실 속 통합교육에 대해 먼저 알아야 했다. 심층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곳은 학생과 다양성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 『신경다양성 교실』을 집필한 김명희 교사의 담당 학급이었다. 그곳에서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동 각각의 ‘강점’에 집중하는 통합교육 현장을 만날 수 있었다.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샛별이(가명)는 이 학급의 학생으로 친구들과 함께 조별 수업을 하고 체육과 음악 수업도 함께 듣는다. 때로는 친구들이 도와주기도 하고, 필요할 경우 지원 인력이 함께한다. 쉬는 시간엔 친구들이 샛별이와 놀기 위해 먼저 다가온다. 샛별이는 그 교실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안전하게 잘 자라고 있었다. 이러한 통합학급을 두고 김명희 교사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 시민으로서 알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가 ‘함께 가는 것’”이라면서 “함께 가는 방법을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고 배우는 공간이 바로 통합학급”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은 영화를 완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김명희 교사의 학급은 통합교육이 이미 활성화된 환경이었지만 김성호 감독과 우리는 통합교육이 여전히 부족한 현실을 다루고 싶었다. 그래서 영화-의 방향성을 그러한 통합교육이 활성화되기 전으로 설정했다.

함께 어울릴 권리

또한 우리는 ‘아동 촬영 현장에서의 가이드라인’을 구체화시켰다. 장애아동에게 ‘장애’아동이 아닌 장애’아동’으로 접근하자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이세계소년>의 영화 스태프, 배우들이 이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이해하고 따를 수 있도록 설명하는 자리도 가졌다. 서로가 존중받는 분위기 속에서 아동 배우들은 금세 다함께 친해졌고, 고단한 촬영현장은 따뜻한 웃음으로 가득 찼다. 영화 본편은 물론, 모티브가 된 통합교실의 이야기를 담은 미니 다큐멘터리와 가이드라인은 오른쪽 QR코드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모든 장애아동이 ‘기회를 가질 권리’를 보장받고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 모두가 ‘함께 어울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이 영화가 더 많은 관객에게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미니 다큐멘터리


아동 촬영 현장에서의 가이드라인


<이세계소년> 영화 본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