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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의 여정

교육 나침반

사회·정서적 통합을 위한 또래 지원 모델

- 유치원 통합교육 속 또래 지원의 힘

모든 발달의 기초가 형성되는 유아기에 또래와 서로 돕고 살아가는 경험은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기르는 중요한 첫걸음이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유아기의 통합교육은 단순한 교육 방식이 아닌, 포용 사회로 가는 가장 강력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 W- 이신애
  • 진건초등학교병설유치원 특수교사

통합교육이 펼쳐지는 유치원 환경

유치원 통합교육은 단순히 물리적 통합에 그치지 않고 정서적·사회적 통합을 바탕으로 장애 유아와 비장애 유아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유치원 통합교육의 광범위한 교육 효과는 통합교육을 운영하는 병설유치원 현장에서 특수교사로서 10여 년간 근무하며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르면 통합교육은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 장애 유형이나 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 유치원 현장에서는 이러한 법적 정의를 그대로 재현해 장애 유아와 비장애 유아 모두 또래와 함께 다양한 교육을 받도록 한다. 통합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의 교원은 통합교육을 실천하는 통합교수로서 모든 유아를 평등하게 바라보며 개개인의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이 1:1 비율로 설치돼 유치원교사와 특수교사가 공동 담임제로 운영되는 ‘통합유치원’의 성장만 보아도 유치원에서 모든 아이를 위한 통합교육이 중요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불과 7년 전만 해도 전국에 세 곳에 불과했던 통합유치원은 2025년 현재 전국 여덟 곳에서 운영 중이다. 그뿐 아니라 특수교육대상자가 배치된 대한민국 팔도의 유치원들은 장애 유아와 비장애 유아가 함께 생활하며 신체·인지·의사소통·사회 정서·적응행동의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통합교육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통합교육 속 또래 지원

유치원의 통합교육을 통해 장애 유아는 자연스러운 교육 환경에서 다양한 자극을 받으며 발달할 수 있고, 비장애 유아는 다름은 틀림이 아님을 인식하며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통합교육의 효과는 장애 유아와 비장애 유아가 ‘함께’ 그리고 ‘같이’하기에 가능한 결과이다.
최근 특수교육 현장에서 강조되고 있는 ‘또래 지원’은 이러한 통합교육의 철학과 실천을 연결하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교육 전문가인 교사를 중심으로 실행되는 통합교육도 중요하지만 이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적 기반이 갖춰지고 난 후에는 유아가 주도하는 놀이를 통해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또래 지원’을 활용하면 통합교육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또래 지원은 자연스러운 놀이 환경 속에서 장애 유아와 비장애 유아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지원을 말한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배움의 과정에서 사회적 기술을 경험하며 전인 발달을 이룰 수 있다.

누구든, 무엇이든, 언제든 OK

오늘날 유치원 통합교육 환경에서 나타나는 또래 지원의 특징은 먼저, 장애 유아는 도움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고 누구하고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자주적인 인격체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장애가 있으면 도움을 받아야만 할 것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다. 또래 지원 또한 비장애 유아가 장애 유아의 참여를 돕는 방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든 또래 지원을 제공할 수 있고 또 제공받을 수 있다. 간식을 같이 나눠 먹자고 친구의 손을 잡아줄 때, 친구가 신발 벗는 것을 돕는 등의 모든 또래 지원은 장애 유아와 비장애 유아 누구나 개인이 가진 능력과 필요에 따라 능동적으로 행동하며 지원하고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나 민주주의의 기초를 형성하는 이러한 시기에는 모든 유아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 순간에도 유아들은 서로 돕고 함께하는 또래 지원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또래 지원의 두 번째 특징은 단순히 상호작용하는 지원의 방식을 넘어서서 ‘통합’이라는 교육 환경 안에서 사회·정서적 통합까지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다. 장애 유아와 비장애 유아 모두에게 ‘또래’는 유대감을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사회적 모델이다. 권위적인 관계와는 정반대로 동료라는 동등한 관계가 기반으로 작용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며, 함께하는 경험을 통해 느끼는 소속감은 정서적 안정을 안겨준다.
또래 지원의 세 번째 특징은 언제 어디서든 유치원 일과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장점은 유치원 통합교육의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기제로 작용한다. 장애 유아를 비롯한 모든 유아는 놀이를 통해 유아들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경험하고, 또래 지원을 통해 교사가 주도하는 교육 개입의 틈을 자연스럽게 메운다. 유아 간 상호작용은 교사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활동보다 또래 간에 정서적 연결을 통해 지속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다. 특히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오가는 말 한마디, 손 내밀기, 함께 놀기 등의 작고 평범한 행동들이 또래 지원으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유아는 장애 유아와 비장애 유아 모두 함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며, 이러한 경험과 인식의 변화는 다름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렇듯 유치원 일과 중 누구든, 무엇이든, 언제든 이루어질 수 있는 또래 지원은 유치원 통합교육이 더 활발히 실현될 수 있도록 유아들 간의 자발적 참여와 상호작용을 이끄는 자연스러운 동력이 되고 있다.

함께하는 통합교육을 위하여

모든 발달의 기초가 형성되는 유아기에 또래와 서로 돕고 살아가는 경험은 다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기르는 중요한 첫걸음이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유아기의 통합교육은 단순한 교육 방식이 아닌, 포용 사회로 가는 가장 강력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합교육이 유아교육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교육공동체 통합에 대한 인식 차이, 협력과 소통의 구조, 지원 인력 및 환경 제한, 행정적·제도적 보완 필요성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한다.
이를 위해선 많은 이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체계적인 보완을 위해 현장의 교사들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성찰하며 보다 나은 통합교육 실현을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교육이 ‘누군가를 위해 특별히 하는 교육’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배우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교육’이라는 인식의 전환이다. 유치원이라는 삶의 첫 사회 속에서 유아들이 또래와 함께 어울리며 자라는 경험은, 미래 세대가 차별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가장 순수하고 강력한 교육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