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 전략~ 사후지도 프로그램 운영
이세희 구미혜당학교 교사

낙동강 줄기를 따라 여러 개의 공업단지가 자리 잡고 있는
구미, 이곳의 유일한 특수학교인 '구미혜당학교'에는 유치부
부터 전공과까지 30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
다. 특히 최고학년 과정인 전공과에는 90명이 넘는 학생들이
졸업 후 성인기 전환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생활하고 있습니
다. 우리 학교 전공과는 교내외 현장실습은 물론 다양한 자
립생활훈련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취업과 자립생활을 지원
하고 있습니다. 또 전공과 재학 중에 취업한 학생과 졸업생
을 위한 취업 후 적응지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
장실습 담당교사의 사업체 방문과 전화 연락이 주를 이루고,
졸업생들의 학교 방문을 통한 이직 상담과 취업 알선도 크게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그러나 전공과 학생들의 현장실습
이 취업으로 연결되지 못하거나, 취업에 성공했다고 하더라
도 고용유지 기간이 짧아서 다시 학교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퇴사 사유도 직업기능과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
다 직장 내에서의 직업태도, 대인관계 등 직업소양과 관련된
부분이 많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평소 특수학교의 사후지도는 졸업생의
전 생애동안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전공과 졸업
생들의 취업 실패를 막기 위해 매주 수요일 전공과 전 교사가
사업체로 추수지도를 나갈 것을 권고하셨습니다. 이런 교장
선생님의 깊은 뜻을 헤아릴 수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사업체
에서도 부담을 느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생각했습
니다. 그래서 발상을 전환하여 전공과 취업생 및 졸업생이 쉬
는 토요일에 고용유지와 자립생활능력 강화를 위한 성인 평
생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하고 교장선생님께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고민이 2015년 구미시 평생교육원의 '평생
학습 우수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우리 학교가 선정되면서, 구
미에서 특수학교를 기반으로 한 발달장애성인 평생교육이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구미시 평생교육원은 물론 우리 학
교에서도 평생교육과 관련한 별도의 예산을 지원해 주었기
에, '발달장애성인 평생교육프로그램'을 개강할 수 있었으며,
매년 20명 이상의 전공과 취업생 및 졸업생들이 이 프로그램
에 참여하여 현재 3년째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전공과 취업생과 졸업생들은 미처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커피 바리스타, 도예, 제과제빵, 천연화장품
등의 직업교육을 받으며 성인학습프로그램 참여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또 악기, 운동, 요리, 지역사회 체험을 통한 여가
생활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기도 합니다. 특히 매주 직장생활의 고민을 친구, 선후
배,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고 격려하면서 직장인으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배워가는 것은 가장 의미 있는 일입
니다. 이렇게 우리 학교 평생교육은 취업생들의 배움과 삶이
어우러져, 취업 후 고용유지는 물론 사회적 자립으로 이어지
고 있습니다.
휴대폰 카메라 및 LED 제품 생산업체인 A사에 취업한 전
공과 학생 10명, A사는 본격적으로 장애인 고용을 시작했지
만, 고용 초기 학생들에게 적합한 직무를 찾아 주지 못해 어
려움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단순 포장, 사무 보조, 주방 보
조, 환경 미화 등의 직무를 계속 개발하여 인사담당 차장님께
제안하였고, 학생들을 순차적으로 작업 현장에 투입시켰습니
다. 현장실습 담당교사의 열정적인 추수지도로 학생들은 직
장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갔지만, 아직 직업의식이 부족했기
에 직장 동료와의 갈등으로 고용 위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취업 후 적응지도를 위해 사업체 방문은 물론 취업생
들에게 평생교육 참여를 권유했습니다. 취업생들이 평생교육
에 참여하여 여가생활도 즐기고, 선생님과 직장생활 적응에
대한 개별상담을 계속해 나가면서 어려움을 극복하였고, 현
재 8명이 고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B사의 스팀세차 직종에 어렵게 취업한 한 김군은 위생 청
결 문제로 동료들이 회사에 항의하면서 고용유지에 위기가
닥쳤습니다. 그러나 B사 센터장님의 배려와 친척들의 적극
적인 지원으로 원룸에서 독립생활을 시작하였고, 선생님들의
위생지도로 청결 문제도 조금씩 나아져 회사생활에 잘 적응
할 수 있었습니다.
C연수원의 환경미화 직종에 취업한 이군도 장애인 동료와
의 갈등으로 인해 고용유지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평생교
육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선생님들과 지속적인 상담을 한 결
과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평생교육 프로그램 종강
식 날, 누군가 직장 상사와 동료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하자
"얘들아, 난 해고가 제일 무서워. 그 사람 이야기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려, 절대 해고되지 않도록 노력해." 라고
조언하던 생각이 납니다.
평생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취업생들의 사후지도는 교
장선생님의 장애학생 자립을 향한 애정과 의지, 휴일을 반납
하며 헌신한 전공과 교사들의 열정과 수고, 사업체 관리자들
과의 긴밀한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 무엇보다 자
기결정과 선택을 통해 토요일 아침 단잠을 뒤로한 채 달려왔
던 우리 취업생과 졸업생들의 열의와 노력이 더 풍성한 열매
를 맺게 한 결과라고 봅니다. 평생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전공과 취업생과 졸업생들은 직장에서의 고용유지에 도움을
받았고, 자기결정에 따른 책임을 배웠으며, 직장 동료와의 사
회적 관계를 익혔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성
인학습에 접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전공과 취업생과 졸업생들의 직업 적응 및 고용
유지를 위한 사후지도 프로그램이 더욱 개발되고 특수학교를
기반으로 한 성인 평생교육이 활성화되어, 우리 장애학생들
이 사회적 자립을 이루는데 든든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었
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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