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초등학교 교사 박선례
1. 산울림
우리는 매주 나무날(목요일)에 모여서 동료라는 숲에서 충전하고, 삶으로 돌아갈 힘을 내자며 모임 이름을 ‘목요림’이라 지었다. 그리고 2019년 2월 사례발표회를 거치며 우리 공동체에 작은 소망을 담아 산울림 [삶이란 산을 함께 오르는 어울림 동아리]으로 이름을 바꿨다.
“통합교육과 특수교육, 어느 것이 닭인지 달걀인지 모르겠지만 그 어렵고 아름다운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우리가 선택한 삶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공유하는 문화는 어째서 없는 걸까, 왜 우리는 현장에 나오면 선후배 없이 혈혈단신 교실에서 조용히 살까?, 특수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이 협력이라는데 어쩌면 우리 자신도 혹시 ‘협력’할 줄 모르는 건 아닐까?” 이러한 고민 속에 우리의 경쟁력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니, ‘혼자서는 힘들다/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었고, 뜻이 비슷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던 우리는 매주 화요일, 불의 날에 모여 아이들과의 일상에 대한 고민과 함께 삶에 불을 지펴보는 중이다.
2. 특수학급 교육과정 재구성 ‘삶의 경험 중심으로’
“교육은 깨지기 쉬운 달걀을 지키는 일”이라 했다. 시인 정현종에 따르면, 한 아이가 온다는 것은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는 어마어마한 일로 부서지기 쉬운 그 마음의 갈피를 더듬으며 우리는 아이를 환대해야 한다.(출처: 1.윤형진외 공저, 특수교사교육을 말하다(새로온 봄, 2018), 366. 2.정현종, 섬(문학판,1980), 33.)
매일 수업으로 아이와 함께 성장의 방향을 가르치는 사람을 교사라고 할 때, 특수교사의 수업에 초대되는 아이들은 참으로 귀하고 어려운 손님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 아이들과의 수업은 아이의 능력+아이의 욕구+국가가 요구하는 교육과정의 실행+가족과 통합교육현장 상황의 요구+특수교육에 대한 다양한 기대 등과 맞물려 매우 복잡하다.
우리는 여러 고민 중 딱!! ‘아이와 나(수업자)’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아이는 초등기부터 '삶'에 대한 경험을 기억한다. 삶의 동심원 중 경험해야 할 과제를 중심으로 아이도 나도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배우고 싶으려면 ‘즐거운 경험’에서부터 배움의 동기가 발현되기 때문이다. 삶과 가까운 경험적 교육과정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는 계절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삶의 환경과 가까운 배움의 장에 초대했다. 큰 주제를 중심으로 작은 주제별 활동을 다양하게 펼쳐놓고,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참여에 적극성을 보이는 데까지는 초대한 듯하다. 학생활동중심 수업이면서 동시에 학생도 교사도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수업을 만들고 나누면서 우리 공동체의 고민에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 정답을 찾는 수업, 부모나 교사가 보고 싶은 결과를 유도하는 수업이 아닌 아이 스스로 배우는 즐거움을 경험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성취해야 하는 것을 향해 배움의 숲을 걷는 힘을 기르는 수업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자한다.
3. 장애인식개선교육 VS 달매행우
(달라서 매력적인 우리, 함께라서 행복한 우리)
지난해 4월, 장애인식개선교육에 대해 업무 피로도를 낮추고, 대한민국 1교시와 다른 시도를 고민하다 인식개선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 홍보물을 함께 만들기로 했다. 결과는 혁신! 함께 만든 현수막으로 학교를 가득 채우고 나니 왜 매년 이 많은 일을 혼자 감당하고 함께할 생각조차 못했었나 싶었다. 학교 담벼락, 급식실,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복도는 1년 내내 인식개선을 위한 게시 공간으로 머무르는 공간이 됐다. 올해는 장애인식개선교육 목적과 의미를 되짚어보면서 학생들에게 장애를 이해시켜 동정과 의존의 태도를 남기는 대신 개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사람을 함께 ‘존중’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마련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설계부터 모든 사람을 위하는 유니버셜 디자인은 우리의 생각과 잘 맞닿아 있었고, 모두의 관심을 모으기도 좋았다. 사업 계획을 설명하려 교감선생님을 찾아갔더니 대번에 부장회의에서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게 했고, 일사천리로 교내 공감대가 형성되며 일이 추진되었다. 유니버셜 디자인을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경험하게 하며, 학생들이 얼마나 받아들이는지 알아보자는 취지로 UD공모전을 열었다. 모든 학생들이 UD를 이해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유니버셜디자인을 해보는 경험을 통해 나와 다른 사람들이 가지는 요구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가운데 ‘모든 사람에 대한 존중’이 일어났을 것이라 기대한다.
산울림 회원들과 함께 장애인식개선교육[달라서 매력적인 우리]을 준비하면서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 각자의 학교에서 실천하며 겪은 점을 나누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는 [함께 행복한 우리]를 생각하며 준비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부딪치고 깨지고 상처받기도 하겠지만 함께 아물어 가는 동료가 있어 그마저도 참 좋다.
4. 이야기, 연극놀이와 만나어울림 품은 수업으로
1) ‘어울림’으로 가는 출발점
교실 속 존재들이 ‘어울림’을 경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리는 그 중 ‘이야기,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모든 아이가 각자의 삶이 다름을 경험하며, 서로를 존중하게 되는 ‘어울림’을 그려보았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연극’을 통해 좀 더 수월하게 통합학급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이야기가 담고 있는 어울림을 연극놀이로 표현하면서, 통합학급의 모든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고, 자기를 표현하는 장을 마련했고, 다행스럽게 ‘나’와 ‘너’를 표현하며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소통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2)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
통합학급에서 ‘어울림 수업’을 하려면 적지 않은 준비가 필요했다. 먼저,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연극놀이’를 이해하기 위해 각자, 함께 연수를 듣고, 배운 내용을 치열하게 나누며 어울림을 담은 이야기를 찾았다. 각자 찾아 온 그림책을 쌓아놓고 서로 읽어주고, 이야기 나누며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아이들의 어울림을 고민했는데 우리 안의 어울림이 공감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내친김에 학생들의 어울림을 위해 통합교사와 연수를 함께 듣고, 자연스레 협력교수로 선생님들의 어울림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 과정을 혼자 했다면 분명 준비하다 지쳐 슬그머니 포기했을 테지만 동료와 함께였기에 우리는 늦은 밤을 잊고 수업이야기에 빠졌다.
3) 맨 땅을 뚫어도 아프지 않은 이유
짧지만 길고 깊었던 준비과정을 거쳐 ① 편견을 깨고, 다양성 존중하기 ② 단점과 함께 성장하기 ③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 느끼기 세 가지 주제로 어울림 수업을 운영하며, 아이들 속에서 행복한 ‘나’를 마주할 수 있었고, 통합교사와 마주하는 내가 학교에 있었으며 매주 산울림에서 부른 어울림이 메아리 되어 특수교사로서의 보람이 통합 교육의 場에서 울리고 있었다.
4) 끝? 또 다른 시작, 마치 계절이 돌아오듯
물론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 만큼의 성장이 남았고 행복한 아이들이 보였다. 장애/비장애학생 가리지 않고 모두 활짝 웃으며 수업에서 노는 모습이 뿌듯했고, 교사로서의 내가 느껴졌다. 그리고 통합학급 선생님과 반의 모든 아이들에 대해 공감하고 이야기 나누며 통합교육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게 또 올해의 성장판 ‘어울림 연극놀이’가 초반 마라톤을 시작했다.
5. 배우고, 나누고, 소통하며 치유적 성장공동체로 거듭나기
김창옥 교수는 포프리쇼에서 “사랑이란, 일상의 지루함을 반복해내는 용기”라며, “일상의 지루함을 반복해낼 만큼 의미를 느끼거나, 그런 의지를 바칠만한 분야를 만나라”고 했다. 학교로 간 특수교사를 실제로 지원하는 시스템은 없고, 특수교사로서의 삶을 공유하는 문화가 부족해도 ‘한 사람의 교사가 한 학교의 통합교육의 구심점’이 되어야 하는 우리의 일상엔 덩그런 교실과 아이가 가득하다. 책임이 무겁고, 반복되며, 재미있기 어려운 일상을 반복해내는 용기를 갖도록 우리는 삶을 나누고, 성장을 위해 책 속에서 아이와 나를 비추고, 연수를 통해 성장공동체로 서로를 엮는다. 그렇게 우리는 초등특수교사로서의 삶을 사랑하기로 의지를 바치고, 통합교육현장에 씨앗을 뿌리기 위해 일상을 지피고 있다.
| 산울림, 치유적 성장공동체를 꿈꾸며 한 걸음씩 |
| 배우고 나누고 소통 |
책으로 세움 |
함께 배우고 익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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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연극놀이와 만나 어울림 수업으로
- 2018.11.03.(10시간/강사: 구미 금장초 박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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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천 갈래 만남으로 피어나는 어울림
- 2018.12.08.(10시간/강사: 수원 영동초 교사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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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및 활동 사례 나눔
(통합학교 어울림 중심 수업 사례 나눔)
- 2019.02.23.(4시간/강사: 산울림 회원 전원)
- 경북 초등특수교육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교사, 자기이해로 성장의 힘 기르는 연극치료
- 19.07.02~07.30(10시간)
- 강사: 연극치료전문가 황수경
이야기, 연극놀이와 만나 어울림 수업으로
- 2019.8.23.~8.24(10시간/강사: 구미 원남초 박재민, 울산 옥산초 이정인)
- 통합학급 선생님, 경북초등특수교육연구회 회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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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통합놀이’
산울림, 통합교육이란 산에 올라 어울림 메아리 부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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