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독일의 특수교육과 치료지원 연계망 구축 현황
- 에스페쳇을 중심으로 -

 

베를린 홈볼트대학교 재활특수교육학 박사과정 민세리

 

1. 들어가며

 

독일의 특수교육 현장에서 치료지원을 담당하는 대표 기관으로 ‘에스페쳇(SPZ)’이 있다. 에스페쳇은 사회소아과학센터(Sozialpädiatrisches Zentrum, 이하 SPZ)를 지칭하며, 출생 후부터 만 17세까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각종 질병 및 장애를 전문적으로 진단 및 치료하는 다학제적 기관이다. 1960년대 독일에서는 단순히 의료적 관점으로는 아동 환자의 복합적인 문제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다양한 직업군이 긴밀하게 협력할 때에만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인식에 도달함으로써 최초의 SPZ을 설립했다. SPZ은 일반적으로 종합병원 소속이나 독립기관으로 운영되며 (장기)입원치료가 아닌 통원치료지원을 중점으로 제공한다. 현재 독일에는 약 150곳의 SPZ이 전국에 걸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칼스루어 SPZ로고
[그림 1] 칼스루어 SPZ로고

 

2. SPZ 법적 근거 및 연계망

 

SPZ은 사회법전 제5권에 법적 근거를 둔다.

 

  • 1) SPZ은 의료적 감독 하에 사회소아과학적 통원치료지원을 보장하는 의료전문기관이다. (중략) SPZ을 통한 치료지원은 (잠재)질환의 종류와 정도, 지속기간 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의사 또는 조기발달지원소가 없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다. SPZ은 의사 및 조기발달지원소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사회법전 제5권 119조).
  • 2) 보험에 가입된 아동은 의료적 책임하에 실시되고, 질병조기발견과 치료계획수립 및 치료지원에 필요한 비의료적 소아과학 서비스(심리적, 특수교육적, 심리사회적 서비스)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사회법전 제5권 43a조).

 

위의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SPZ은 아래와 같이 교육기관을 비롯해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SPZ의 협력 네트워크 도표
[그림 2] SPZ의 협력 네트워크

 

3. 치료지원분야 및 전문인력

 

SPZ의 치료 중점분야는 조기출산 및 위험출산 후 케어, 수면 및 섭식 장애, 발달성 협응장애, 뇌성마비, 선천성 질병 및 유전적 증후군, 간질, 신경 및 근골격계 질환, 발달장애(언어, 운동성, 인지, 감정), 자폐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사회행동장애, 틱장애, 강박장애 등이 있다. SPZ에 근무하는 전문인력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신경소아과 전문의,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신경물리학 전문의, 소아과 간호사, 심리치료사(행동 치료 및 가족치료),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음악치료사, 미술치료사, 특수교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적 전문가 팀이다.

 

4. SPZ 등록과 절차, 비용

 

아동이 SPZ 치료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지역 소아과 의사 소견서와 부모의 신청서만 있으면 된다(의사가 부모에게 SPZ 신청을 권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부모가 SPZ 치료지원을 희망하기 때문에 소아과 의사에게 소견서를 직접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약 10장 정도로 구성된 SPZ 신청서는 아동의 지원요구 수준 및 종류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일련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아동의 장점 및 문제/장애, 임신과 출산 관련, 아동발달 관련(움직임, 언어, 자립도, 행동 및 감정 수준), 유치원/학교 관련, 현재까지 방문한 의사/병원/치료사/교육상담소 내역 관련 등). 부모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나면 SPZ 다학제적 팀은 신청서 검토 후 아동의 지원요구 위급도 정도에 따라 진단 및 치료순서를 결정한다. 가령 저체중 조산아, 뇌전증 아동 같이 지원요구가 상대적으로 위급한 사례에 우선 순위를 부여하는 식이다. 그런 다음 SPZ 다학제적 팀은 진단을 실시하고 치료계획을 수립한다. 예를 들어 소아과 전문의, 정형외과 전문의, 보조기구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지체장애아동에게 가장 알맞은 보조기구 제작계획을 수립하거나, 의사와 아동, 부모, 학교담임교사가 한자리에 모여 아이에게 적합한 교수학습법을 함께 고민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가족지원청, 소아청소년청 등의 담당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아동 뿐 아니라 부모 및 가족에게 필요한 지원을 계획하기도 한다. 구체적인 치료지원계획이 수립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다학제적 치료지원이 시작된다. 치료지원은 SPZ 내에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상당수의 아동은 SPZ까지 장거리 통원을 해야 하는 탓에 아동이 거주지 근처 치료기관에서 각종 지원(심리치료, 언어치료, 작업치료, 음악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내 치료기관과도 긴밀한 연계망이 구축되어 있다. 이를 통해 제한된 공간 및 시설 등의 이유로 SPZ 내에서 직접 제공할 수 없는 치료지원 또한 아동 거주지 중심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SPZ에 등록, 진단, 치료지원계획 수립, 치료지원 실시하는 전 과정은 건강보험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전액 무료이다. 이 모든 과정은 SPZ이 조직하고 책임지며 의료적 책임 하에 실시되기 때문에 건강보험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다. SPZ가 주축이 되어 다학제적으로 치료지원하는 이러한 시스템이 어쩌면 아동이 자신에게 필요한 진단 및 치료를 선별하여 받는 방식에 비해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이 크지 않을까 하는 인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SPZ에서 각종 진단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다학제적 전문가 팀이 아동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지원과 보조기구 등을 함께 고민하여 제공하는 방식이, 아동이 다양한 전문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전문가들의 의견이 상이한 가운데 각종 치료를 시도해보는 형태보다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독일 SPZ은 지난 수십 년간 입증하고 있다.

 

5. 특수교육 현장을 고려한 SPZ 치료지원 조율방식

 

베를린 템펠호프 SPZ에 마련된 다양한 치료지원실 베를린 템펠호프 SPZ에 마련된 다양한 치료지원실
[그림 3] 베를린 템펠호프 SPZ에 마련된 다양한 치료지원실

 

SPZ 소속 직원들은 보통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대부분 파트타임) 근무하기 때문에 아동에게 방과 후 치료만을 제공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최대한 방학기간을 활용해 집중치료를 실시하거나, 장기간에 걸쳐 정규적인 치료가 필요한 아동의 경우 최대한 방과 후 치료지원을 통해 (SPZ 내외에서 실시하는 형태로) 학교수업에 지장이 되지 않도록 치료계획을 수립한다. 특수학교의 경우 치료지원이 학교 일과 중에 원활히 실행되도록 외부 치료사를 고용하거나 치료사가 학교를 방문해 지정된 치료공간에서 발달지원을 하기도 한다.

 

6. 나오며

 

국내에는 특수교육지원센터가 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한 치료지원 및 교육지원을 제공하고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일부 담당하고 있다. 이에 반해 독일에는 SPZ이 치료지원을 담당하고, 교육지원의 경우 ‘교육지원상담센터’가 중심에 서있다. 치료지원과 교육지원이 분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SPZ을 통한 지원시스템에 대한 부모와 학교 현장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학령기까지의 특수교육과 치료지원 연계는 지난 50년간 성공적으로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독일은 학령기 이후의 특수교육 지원과 치료지원 사이의 체계적인 연계망을 구축하기 위해 나아가는 중이다. 이러한 노력 또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리라 본다.

 

 

 

[참고자료]

자료출처

사진출처

 

 

 

월드리포트

미국의 유관기관과의 연계망 구축

독일의 특수교육과 치료지원 연계망 구축 현황

일본의 의료적 케어가 필요한 학생의 학습보장을 실현하기 위한 유관기관과의 연계


현장특수교육 가을호 제26권

  • 01 프롤로그
  • 02 오픈 칼럼
  • 03 모두가 행복한 수업
  • 04 화제의 특수교육인
  • 05 현장투어
  • 06 톡톡Talk
  • 07 스페셜테마
  • 08 차 한 잔을 마시며
  • 09 월드리포트
  • 10 여가+
  • 11 스토리+
  • 12 특별기획
  • 13 특수교육동정
  • 14 소통마당
  • 15 독자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