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소녀, 너의 오늘을 응원해!

 

아산성심학교 교사 박미정

 

“선생님, 오늘 나의 기분은 음... ‘설레다’에 표시했어요.
왜냐하면... 썬크림을 다 써서 크림파우더 발랐는데
얼굴이 하얘져서 기분이 ‘설레다’에요.”

 

이은서학생

아침에 교실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나의 기분’을 표시합니다. 연필로 꾹꾹 눌러 쓴 듯 정성스레 낱말 하나하나를 연결해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 내고는 만족스러운 듯 환한 웃음을 짓는 소녀. 열일곱, 한창 외모에 관심 많은 나이지요. 은서의 대답에 설렘이 묻어 제게도 전해집니다.

 

현장특수교육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금부터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도 정성과 마음을 담는 우리 학생, 은서를 소개합니다.

미정샘 은서야, 은서 소개 좀 해 볼까?

은서 안녕하세요? 저는 아산성심학교 고등학교 1학년 3반 이은서입니다. 나이는 열일곱살이에요. .”

 

미정샘 은서는 학교 올 때마다 ‘오늘은 학교에서 어떤 신나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하는 표정으로 밝게 웃는 모습이 참 좋아. 은서가 학교에서 좋아하는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볼래?

은서 공부시간에 앞에 나가서 발표 하는 게 재미있어요. 그리고 방과후학교 시간에는 난타선생님을 따라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작년 종합예술제 때 ‘독도는 우리땅’ 난타 공연도 했잖아요. 많이 떨렸지만 박자 맞춰서 북 치고, 율동도 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무대에 올라가니까 신났어요. 이번에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도서관에서 ‘두근두근 캠핑요리’, ‘디저트 로드’같은 요리 책을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저는 요리를 좋아하니까요. 정보 시간에 컴퓨터실 수업은 한글 문서 작성하는 건 어렵긴 하지만... 쉬운 것만 하면 안 되니까 열심히 할 거에요. 어려운 것은 선생님이 도와주고 가르쳐 주시니까요. 그리고 ‘건강 UP! 비만 DOWN!’ 시간이 가장 신나는 시간이에요. 무대에 올라가서 율동 따라하는 것은 재미있고 신나요.

 

이은서 학생의 카드를 이용한 수업 장면

 

미정샘 선생님은 ‘끼 나눔 데이’때 은서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용기 있게 노래를 하고, 그 무대를 위해서 스스로 점심시간마다 노래를 연습했던 모습이 참 기특했어. 학교에서 이렇게 즐거운 시간들이 있다니 은서가 아침마다 기분 좋은 이유가 있구나. 하교 후에는 어떤 것들을 하고 있니?

은서 월요일은 심리치료 수업이 있고, 수요일은 제과제빵학원, 목요일은 레크레이션, 토요일에는 댄스를 배워요. 이 중에서 제과제빵학원 가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2014년 2월쯤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지금이 2019년이니까 벌써 5년째가 되었어요. 저는 앞으로도 열심히 배워서 요리사나 제과제빵사, 파티셰 같이 요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른이 되면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팔고 싶어요.

 

미정샘 친구들이 은서가 만든 쿠키를 먹어 보고, 맛있다고 많이 칭찬 했잖아. 은서가 만든 초콜릿을 사는 사람들도 맛있다고 할 것 같아. 그리고 선생님은 작년에 네가 어머니와 함께 출전했던 2018 월드푸드콘테스트에서 제과제빵기능5종 부문에서 금메달을 받았던 것도 기억이 나. 은서는 제과제빵을 배우면서 가장 기쁜 순간이 언제였어?

은서 힘들었지만 마카롱 자격증 땄을 때 정말 기뻤어요. 전문가가 되려면 자격증이 필요해요. 선생님도 자격증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저도 한식, 중식, 일식 자격증 모두 따 보고 싶어요. 요즘은 집에서 한식 동영상을 주로 봐요.

 

미정샘 나중에 은서가 어떤 요리사가 될지 정말 기대가 돼. 요리 말고도 은서가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니?

은서 네, 고등학교 졸업하고 전공과에 가서 택배 포장하고, 배달하는 일도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어요. 복지 일자리로 학교에서 아침마다 택배를 배달하는 오빠들이 멋있어 보였어요.

 

미정샘 그래,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도 은서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은서가 지난 6월에 있었던 ‘충남 장애학생 진로드림페스티벌’에서 ‘제품포장’ 연습할 때가 생각 나.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할 수 있어요.’라며 매일 매일 열심히 노력한 모습이 참 멋졌어. 은서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선생님도 용기를 얻게 돼. 10월에 있을 전국대회는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니?

은서 전국대회는 많이 어려울 것 같아요. 지난번보다 더 떨리고 걱정 돼요. 하지만 쉬운 것만 하면 안 되니까 열심히 해 볼 거에요. 저도 할 수 있어요. ‘제품포장’은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지만 연습하니까 괜찮았어요. 나중에 제가 만든 빵도 예쁘고 보기 좋게 포장하고 싶어요.

 

이은서 학생의 농사체험 수업 장면

 

미정샘 선생님은 네가 힘들어도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칭찬해. 고등학교 1학년 남은 기간 동안도 지금처럼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겁고 보람차게 지내보자. 은서의 ‘오늘’을 선생님은 늘 응원할게.

은서 네, 선생님. 저도 선생님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스스로 서기 위해 작은 보폭이지만 한걸음, 한걸음 은서는 오늘도 걷고 있습니다. 은서는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까, 두근두근 조심스럽게 기대도 해 봅니다. 아마 ‘내일’도 은서는 오늘처럼 큰 눈망울을 굴리며,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을 것 같네요.

 

이은서 학생의 그림 그리는 모습 이은서 학생이 미술 작품을 들고 웃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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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너의 오늘을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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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특수교육 가을호 제26권

  • 01 프롤로그
  • 02 오픈 칼럼
  • 03 모두가 행복한 수업
  • 04 화제의 특수교육인
  • 05 현장투어
  • 06 톡톡Talk
  • 07 스페셜테마
  • 08 차 한 잔을 마시며
  • 09 월드리포트
  • 10 여가+
  • 11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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