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뻔한 해외여행 말고!
- 교사들의 여가활동 소개

 

광주선우학교 교사 고미선

 

한 달에 한 번씩 ‘TCF 특수교육 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모여 특수교육은 물론이고 장애학, 통합교육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함께 공부한 지도 어언 3년째다. 그저 우리 아이들이 사랑스러운 마음 하나만으로는 좋은 교사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줄 수 있으려면 전문성을 길러야 했다. 그렇게 시작한 연구회에서 얻은 미국 특수교육 탐방 기회! 미국의 특수교육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교육방법, 교육환경, 왠지 우리나라보다 더 선진화되어 있을 것 같고, 우리나라 교육과는 차별된 무언가를 발견하고 싶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미국 현지에서 도움을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몇몇 학교 섭외가 이루어졌고, 연구회 멤버 중 4명이 이 의미 있는 국외여행 길에 올랐다.

 

# 환대

 

모든 학교에서 공통으로 받았던 인상은 우리를 굉장히 환영해주었다는 것이다. 미국 특수교육을 보기 위해 저 먼 나라, South Korea에서 온 특수교사들이라고 소개를 하면 다들 하나같이 ‘Nice, Awesome, Great’등을 외치며 정말 대단하고 열정적인 교사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조금 민망할 정도로…) 시카고에서는 한 교육구를 관할하는 교육감이 직접 나와 브리핑에서부터 가이드, 점심식사 제공까지 우리를 전체적으로 에스코트 했으니 우리의 방문을 진지하고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 성심성의껏 준비를 해 준 것에 대해 감사했다.

미국 특수교육 관련 기관 방문 환담 모습

 

# 교육환경

 

일단 총기 사건 때문에 학교의 보안이 굉장히 엄격한 게 인상적이었다. 들어가는 문은 항상 굳게 닫혀 있고, CCTV로 신원이 확인돼야 출입이 가능한 게 대부분이었다. 밖에서 총을 쏠까봐 아예 창문이 없는 학교도 있었다.
주로 초등학교 교실을 둘러보았는데 시각적 단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자칫 산만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많은 게시물과 학생 개인별 강화판, 일과표 등이 벽에 빼곡히 붙어있었다. 난 그동안 교실 벽면이나 책상에 붙이는 것들은 다 ‘환경 정리’ 차원에서만 생각했는데 우리 아이들의 학습과 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괜찮은 교육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학교들을 둘러보며 체감하게 됐다.

미국 초등학교의 게시물, 학생 개인별 강화판, 일과표 사진

 

# 수업

 

수업이 시작되니 보조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일대일로 붙어 개별 학습 지도를 시작한다. 어떤 아이는 스마트 기기로 단어를 공부하고, 어떤 아이는 단어 카드를 조합해 문장을 완성한다. 인력이 있을 때 일대일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제로 보니, 5~6명의 아이를 한 명의 교사가 모두 커버 하고 있는 우리나라 특수교육 현장이 오버랩 되었다.

미국 특수교육 현장의 개별 학습 지도 모습

 

# 소통

 

시카고에 와서는 교사들이 수업, 과목에 대해 토론하는 현장을 가게 되었는데 정말 감탄이 나왔다. 학생들이 하교한 후에 교사들이 모두 한 학교에 모여 형성평가를 앞두고 어떻게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칠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데 다들 자유롭고 적극적인 분위기였다. 내 안에 소통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는지 이런 분위기와 문화가 너무 부럽고 같이 참여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통합교육에 있어서도 가장 이상적이었던 건 교사들의 소통이었다. 시카고 학교에서 교장, 특수교사, 사회복지사, 언어치료사, 작업치료사, 일반교사 등이 다 같이 모여 학생 한 명 한 명의 강점, 교육 목표, 중재 시도와 그에 따른 결과와 평가 등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특수교육대상자가 단지 특수교사만의 책임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 모두의 아이’라는 생각으로 교육에 함께 힘쓰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시카고의 통합교육 현장의 수업 모습

 

# 전환교육

 

원래 일정에 없었는데 내가 직업교육을 하고 있다고 하니까 ‘transition house’라고 전환교육을 위한 교육시설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추가로 주셨다.(wow!) 스티븐슨 고등학교 근처에 위치해 18세부터 22세 생일 전 나이의 학생들 중 필요에 따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으며, 세탁실, 작업실, 응접실, 오락실, 부엌 등 자립생활훈련이 충분히 이루어 질 수 있게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취업에 있어서 지역사회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학생들에게 학기 별로 다양한 실습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Job coach가 있어서 직무 지도를 해주고, 보험 및 대중교통 이용 등도 다 학교에서 책임지는 구조였다. 직무지도원만 사업장마다 배치가 되도 우리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지겠다, 이렇게 한 학기 동안 실제로 일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면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찾을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마무리하며

 

특수교육뿐 아니라 통합교육이 그래도 비교적 ‘잘’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 학교를 주로 봤기 때문에 내가 들고 갔던 동경이 막연한 상상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전체 일정이 끝난 후 지인을 만나러 필라델피아를 가게 됐는데 거기서 들은 건 일반학교에 통합되어 있는 장애학생들에 대한 비장애학생의 부모들의 민원과 불만,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주마다 또는 교육구마다 상황이 다 다르고 우리가 지닌 어려움을 미국 교사들, 학부모들, 학생들도 겪고 있다는 것을 또한 알게 되었다. 어쨌든 장애학생이 비단 특수교사만의 아이가 아닌, 전체 구성원이 한 아이를 향한 책임감 있는 태도와 참여로 함께 하는 그것이 우리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미국 특수교육 기관 방문 여행을 떠난 팀원들의 모습

 

마지막으로, 미국에서의 일상 하나하나를 생생하게 그리고 소중하게 앞으로도 쭉 간직하고 싶은 여러 이유 중 가장 으뜸은 함께 한 팀원들(김은정, 어남예, 나진현 선생님)이다. 뻔한 특수교사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뭉쳤고, 뻔하지 않은 여행을 다녀왔으며, 앞으로도 이렇게 함께하는 이들만 있다면 특수교사로서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발걸음이 꽤나 즐거울 것 같다.

 

 

 

여가+

뻔한 해외여행 말고!

나의 여가 볼런투어


현장특수교육 가을호 제26권

  • 01 프롤로그
  • 02 오픈 칼럼
  • 03 모두가 행복한 수업
  • 04 화제의 특수교육인
  • 05 현장투어
  • 06 톡톡Talk
  • 07 스페셜테마
  • 08 차 한 잔을 마시며
  • 09 월드리포트
  • 10 여가+
  • 11 스토리+
  • 12 특별기획
  • 13 특수교육동정
  • 14 소통마당
  • 15 독자코너